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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봉화 살충제 음독 사건' 경찰, 피의자 1명 특정…9월 최종 결과 발표

경북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초복인 지난달 15일 경북 봉화에서 발생한 '살충제 음독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피의자를 특정했다. 다만, 공식 수사 결과 발표 등은 다음달 중순쯤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은 관련 수사를 위해 현장 주변 94개소 CCTV와 블랙박스 영상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또 현장감식을 통해 감정물 총 467정을 확보해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현재까지 관련자 129명을 면담·조사해 피의자를 1명으로 특정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수사상 이유로 이 증거물과 관련해선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현재 이번 사건과 관련해선 A(85)씨가 지난달 30일 오전 사망했다. A씨는 사건 발생 나흘 째인 지난달 18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아직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B(69)씨를 비롯한 나머지 피해 주민 3명에게서 검출된 에토펜프록스, 터부포스 등 살충제 성분 외 다른 살충제와 살균제 성분이 각각 검출됐다.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가 17일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경찰청 과학수사계 관계자가 17일 봉화군 내성4리 경로당을 찾아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찰은 A씨가 살충제 성분에 노출된 경로와 함께 다른 피해자들보다 증상이 늦게 발현된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A씨는 사건 발생일인 지난달 15일 이후 병원 이송 당일까지 생활 반응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증거물 감정 결과를 회신 받으면,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한 피의자가 복수일 가능성에 대해선 '희박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경찰은 주민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갈등이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수사상 이유로 구체적 진술 내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주민들 사이에선 경로당 내 시설물 이용을 둘러싼 갈등 등이 있었다는 진술이 전해지고 있다. A씨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사건이 발생한 경로당의 회장, 부회장 등 간부들이다.

경찰이 공식 수사 결과 발표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건 농촌에서 발생한 '농약 사건'의 특성 때문으로 추정된다. 2016년 3월 경북 청송군에서 발생한 '농약 소주 사건'의 경우에도 경찰이 사건 발생 이후 피의자를 특정하자 해당 사건 피의자 가족 등이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에포펜픅로스와 터부포스를 주성분으로 혼합해 제조된 살충제.
에포펜픅로스와 터부포스를 주성분으로 혼합해 제조된 살충제.

경찰은 당시에도 과학수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결과를 발표했으나 피의자 가족들이 수사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사건은 특정된 피의자가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사건 발생 초, 감정을 의뢰한 증거물의 감정 결과가 지난 23일 나왔다"면서 "이외에도 추가로 감정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감정 결과가 나오는대로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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