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한국가스공사가 대구에 매우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신 대구시와 지역사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국가스공사가 본사 사옥을 대구혁신도시로 이전한 지 10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가스공사는 지역 사회 발전과 상생을 위해 도심숲 조성, 프로농구단 창설, 지역 사회 기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해 왔다. 특히 가스공사는 전 세계에서 일고 있는 갈등과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요동치는 유가·환율 등으로부터 에너지 가격 대응 역량을 강화해 에너지·경제 안보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대구 대표 기업으로서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를 책임져 나갈 가스공사의 최연혜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구 이전 10주년을 맞은 심정은
▶가스공사 본사 1층 로비 한편에는 사진 하나가 걸려 있다. 대구혁신도시가 들어서기 전 이곳에 자리했던 평온한 농촌마을의 풍경을 담은 것이다. 수많은 건물이 들어선 지금 모습과 비교하면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의미를 담은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실감난다.
혁신도시의 시작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취임 후 만난 수많은 직원과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1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가스공사가 주변 공공기관들과 함께 혁신도시의 역사를 만들어가며 대구 지역사회에 잘 녹아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취임 후 이전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지역사회 발전과 동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 가스공사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 여겨 상생협력 사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대구가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들 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대구 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이 되리라 보고 지역 중소기업 맞춤형 사업을 역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지역 기반의 가스배관 볼밸브 제조 기업인 '화성밸브'를 들 수 있다. 화성밸브는 가스공사 유휴 설비를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제품 성능 실증을 완료한 후 납품으로까지 이어져 2023년 연 1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가스공사 역시 자재 국산화로 연 50억원의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둔 '윈윈' 사례라 할 수 있다.
또 지난해부터 iM뱅크(옛 대구은행) 등과 함께 지역 중소기업들을 위한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저금리 대출을 통해 지역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연간 40억원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대구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과 함께 지역 주민의 휴식 공간인 '안심역 도시숲'도 조성해 탄소중립 실천과 혁신도시 활성화에 기여했다. 지역 범죄 예방을 위해 공원에 태양광 조명 시설을 설치하는 '안심(안도) 밝히기'와 같은 대구 동구 지역 특화 사업도 추진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다양한 공동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가스공사의 지역 기여도가 낮다는 최근 지적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구 이전 10년 동안 공사가 대구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나름 애를 많이 써 온 것 같은데 지역 주민의 시각에서 조금 더 노력해 달라는 말씀으로 이해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상호 스킨십과 소통 측면에서 다소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생각하며 앞으로 지역사회에 더욱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가스공사가 지역사회에 기여한 성과를 꼽으라면 가장 먼저 지역 인재 채용을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 공사는 2014년 이후 대구·경북지역 인재를 300명 이상 채용했다.
얼마 전 우리 가스공사 페가수스 농구단은 더현대 대구점에서 국내 농구팀 중 최초로 팝업스토어 행사도 열었다. 일주일 동안 수천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평소 유소년 농구교실 등 다양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또 가스공사 소속 태권도 팀도 국제 대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는 등 세계에 대구를 알리고 있다.
-최근 가스요금을 인상했는데, 요금 인상이 경영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나
▶지난 8월 요금 인상으로 연말까지 2천억원 규모의 현금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인상은 MJ당 1.41원(6.8%)에 그쳐 여전히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요금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2년여 동안 국제천연가스 가격은 200% 넘게 인상됐는데, 우리나라의 민수용 가스요금은 50% 수준으로 인상했다 보니 그 차액만큼을 가스공사가 '미수금'으로 떠안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운이 감돌기 시작한 2021년 10월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약 2년 반 동안 쌓인 미수금이 13.7조 원에 달한다. 소폭의 요금 인상했지만, 여전히 가스요금이 원가보다 낮아 지금 이 순간에도 미수금은 계속 쌓이고 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어떠한 것을 해내고 싶으신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분쟁 등 국제 정세 변화, 에너지 전환 및 탄소 중립 등 글로벌 에너지 트렌드의 변화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점차 뉴노멀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 겨울 극심한 추위 속에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도 가스가 끊겨 사람들이 땔감으로 장작을 구하러 다닌다는 기사를 보셨을 거다. 천연가스는 우리 국민 대다수가 난방과 취사에 사용하고 있고, 발전 시장에서도 30%가량의 전력 생산을 책임지는 등 국민 생활 편의와 국가 산업 활동에 중차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에너지 가격 폭등이나 수급 대란 등 어떠한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도 가스공사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천연가스 공급'이라는 국가적 사명을 차질 없이 완수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는 데 최우선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천연가스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가스공사는 해외자원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해외 자원에 대한 투자 회수율이 약 50%에 달했고, 2030년대 초반에는 전부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익 일부를 재투자하는 방법으로 자원 확보율을 높이고, 가스요금 인하 재원으로 활용함으로써 국민 부담을 경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런 과정에서 자재 국산화 및 해외 판로개척 지원 등의 기회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 기업들도 함께 성장할 방안을 꾸준히 고민하겠다.
-대구 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대구 이전 첫해인 2015년에는 본사 직원의 이주율이 37.4%였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65.5%로 대폭 상승했다. 가스공사가 전국 14개 사업장에서의 순환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 숫자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눠보면, 대구에 함께 내려온 자녀들이 초중고 학창 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덕분에 사투리를 너무 잘 써서 "이제 대구 사람 다 됐구나"라고 느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제 대구는 많은 가스공사 임직원 및 가족들에게 제1, 제2의 고향이 되고 있다.
우리 가스공사는 국내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공기업이지만, 특히 세계 1위 바이어로서 세계 최대 LNG 터미널과 13개 해외 법인을 거느린 글로벌 에너지 리더이다.
앞으로 대구 혁신도시의 맏형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지역사회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적극 소통하겠다. 대구 시민들께서도 더욱 따뜻한 격려와 지지로 가스공사를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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