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 교황청-中 해빙무드에 촉각…'中 수교·대만 단교' 우려

상설대표부 '희망' 교황청 적극 행보…中, '하나의 중국' 요구 관측

프란치스코 교황. 대만 중국시보 캡처
프란치스코 교황. 대만 중국시보 캡처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중국 주교를 중국 당국이 인정해 양측 간에 해빙무드가 조성된 걸 계기로 교황청이 이참에 대만과 단교를 결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대만 중국시보가 30일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2019년 교황청이 톈진교구 주교로 임명한 스훙전 멜키오르(95) 신부를 최근 인정해 지난 27일 서품식이 진행됐다.

스 신부가 과거 중국 정부가 승인한 가톨릭교회 조직 가입을 거부함으로써 한때 가택연금까지 당했던 터라 그걸 빌미 삼아 교황청 요구에 불응했던 중국 당국이 이번에 전격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교황청은 반색했다. 교황청은 공보실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의 공식 인정에 만족한다"고 밝혔으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바티칸과 중국 간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중국시보는 전했다.

홍콩 명보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베이징을 방문하는 첫 번째 교황이 되는 꿈을 꾸고 있으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바티칸과 중국 간 대화를 촉진할 의향이 있다는 다양한 징후가 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종교 활동을 국가가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인 중국은 교황청 지시에 따르지 않은 채 '관영' 천주교애국회를 통해 독자적으로 주교 서품을 해왔다. 교황청은 중국 당국과 그 통제 대상인 천주교애국회의 이런 행위가 가톨릭 교리에 어긋난다며 반발해왔다.

그러나 교황청은 이번 중국의 톈진교구 주교 인정을 계기로 차후 주교 서품은 물론 가톨릭교회 활동에도 중국 당국이 협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중국 내 가톨릭은 천주교애국회와 당국 인가를 받지 못한 지하교회로 나뉘며, 신도 수는 각각 수백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1951년 대만을 합법정부로 승인하면서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지 않아 왔으나, 가톨릭 신도 확장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교황청 국무장관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5월 중국 본토에 상설 대표부 설립을 희망하며, 이를 위해 중국과의 새로운 외교 계획 수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럴 경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요구하는 중국은 바티칸에 대만과 단교를 주문하면서 중국과의 수교를 요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린자룽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지난 29일 바티칸의 움직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교황청과의 관계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만 수교국은 교황청 이외에 파라과이, 과테말라, 벨리즈, 에스와티니, 아이티, 팔라우, 마셜군도, 세인트키츠네비스,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투발루 등 12개국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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