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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에 친할머니 질식시켜 살해한 20대 남매, 징역 15년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지난 설 연휴 부산에서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매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 1부는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매에 대해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남동생 A씨는 설 연휴인 지난 2월 9일 부산에 있는 친할머니 집을 찾아 할머니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할머니의 머리를 벽면에 부딪히게 하는 등 여러 차례 폭행하고 질식사하게 했다. A씨는 할머니와 말다툼을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누나인 B씨는 당시 사건 현장에는 없었지만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B씨는 지적장애 2급인 남동생이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싶다고 말하자 여러 살해 방법을 제시했다. 또 사고사 등으로 위장하는 방법을 설명해 살인이나 다를 게 없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동생이 할머니를 죽이고 싶다고 말하자 누나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할머니를 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 납 가루 중독, 곰팡이를 먹이는 방법을 말하고, 실제로 곰팡이를 배양하기도 했다"며 "자신을 믿고 의지하던 동생에게 정신적으로 살해 계획을 강화하고 사고사로 위장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범행을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기능적으로 행위 지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B씨는 동생이 설 연휴 부산으로 내려가기 전 기차역에서 동생을 말렸다며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두 번 피고인을 말렸다고 해서 범죄 실행이 단절되지 않았고, 평소 계속된 심리적 강화와 지배에 의해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동생은 지적장애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었고, 피해자의 엄격한 경제적 통제로 두 차례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며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변명할 수 없고 살해 과정에서 피해자가 극심한 정체적 신체적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여 죄책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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