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낙동강 녹조(綠潮) 문제와 해소에 관한 단상

서흥원 대구지방환경청장

서흥원 대구지방환경청장
서흥원 대구지방환경청장

올해도 낙동강엔 예외없이 녹조가 발생했다. 대표적인 취수원인 강정고령 지점에서는 지난달 8일 남조류 세포수가 1㎖당 1천 셀을 초과해 조류경보제 '관심' 단계가 발령됐고 22일에는 10만 셀을 초과하여 '경계' 경보까지 상향됐다. 또 다른 지점인 해평에서도 2주 연속으로 남조류가 1천 셀을 넘기며 '관심' 단계가 발령됐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동댐과 영주댐 상류에서도 조류가 다량 발생했고 바람에 떠밀린 조류가 만곡부 등에 집중해 고농도 녹조대를 형성하며 주민 불안을 높이고 있다. 처서(處暑)를 지나 가을로 다가선 길목인데도 폭염과 열대야는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동안 녹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반복되는 녹조 발생과 확산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결국 녹조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영양 성분(오염물질), 햇빛, 온도 등의 인자를 조절하는 것이지만 날씨 등 자연의 영역은 통제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선택할 방법은 오염원별 특성과 배출 비중 등 우선순위를 따져 단계적으로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고 구체적인 방법은 질소·인 등 영양염류의 유입을 줄이는 예방적인 조치와 발생한 녹조의 현장 제거, 녹조 발생 시 먹는 물만큼은 안전하게 공급하는 정수 강화, 그리고 모니터링과 경보 체계 운영·유지 등을 들 수 있다.

대구환경청은 관계 기관과 함께 녹조를 줄이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하·폐수 배출업체와 환경기초시설, 가축분뇨배출시설, 개인하수처리시설 등 오염원에 대한 총량 관리와 점검 등을 통해 오염물질의 하천 유입을 줄이는 조처를 하고 있다.

특히 신경을 쓰는 분야가 비점오염원 관리이다. 비점오염원은 강우 시 하천으로 쓸려 들어오는 가축 분뇨나 논밭에 뿌려지는 퇴비‧비료, 도로나 주거지 등에 쌓여 있는 오염물질이다. 전체 수질오염 비중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며 호우 기간 중 수십 배로 늘어나는 하천 유량에도 불구하고 장마 이후 녹조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 된다.

대구환경청은 이른 봄부터 야적 퇴비 단속과 함께 적정 관리를 유도하는 계도와 홍보를 병행하고 있다. 축분연료화사업이나 친환경부숙제 공급, 하천변 불법 경작 금지 등 비점오염물질 유입을 줄이는 조치도 적용해 오고 있다. 또 안동‧영주댐, 강정고령보 등 녹조 발생이 심각한 곳에서는 직접적인 녹조 제거도 진행하고 있다. 녹조 발생 지역 취‧정수장은 고도정수처리 및 원수·정수 수질검사를 강화해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심협력(同心協力). 녹조 대응을 향해 우리 모두가 지니고 추구해야 할 마음가짐이 잘 담긴 표현이 아닌가 싶다. 대구환경청은 매일 녹조 발생을 초조하게 지켜보며 날씨의 향방에 촉각을 세우는 작금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날을 하루라도 더 빨리 만들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다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리 주변엔 많은 축사가 있고 과수원과 농경지에 뿌려진 비료는 강우 시 빗물과 함께 낙동강 수계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문제는 결국 유관 기관과 주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협력하며 풀어야 한다.

녹조와 기후 변화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그 책임과 혜택 역시 모두의 것이다. 대구환경청은 이러한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녹조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날씨가 선선해져 모든 국민이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회복하고 하천에 번진 녹조도 수그러들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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