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재명 대표 ‘계엄령’ 발언, 근거 없다면 반국가 선동 유언비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에서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며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逮捕)·구금(拘禁)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헌법 77조에 따라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가 계엄령 해제 요구 땐 대통령은 이를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는 헌법상 계엄 해제 조건을 무력화하는 방안까지 대통령실이 계획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최근 '민주당발 계엄 선포설'에 언론과 법조계가 "야권이 국회 재적 의석수 절반을 훨씬 넘는 190석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실효성도 없는 계엄을 무슨 이유로 선포한다는 것이냐"고 비판하자 '국회의원 체포·구금'이라는 현실성 없는 궤변(詭辯)을 늘어놓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이야기의 출처가 어디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런 게 바로 유언비어(流言蜚語)이다.

앞서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의 "계엄령 준비 작전" 발언과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의 "계엄령 선포 우려"라는 터무니없는 발언을 이 대표가 사과하기는커녕 '국회의원 체포·구금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발 더 나갔을 때는 그만한 근거가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준비 근거를 밝혀야 한다. 명확한 근거도 없이 최고위원, 수석최고위원에 이어 당 대표까지 나서서 계엄령 선포 설(說)을 퍼뜨리는 것은 국민 불안, 국가 혼란, 국기(國紀) 문란을 부추기는 반국가(反國家) 행위다.

최근 민주당은 윤 정부를 향해 '친일파' '밀정' 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면서도 그 친일파가 구체적으로 누구냐는 말에 답하지 않았다. 계엄령 논란도 마찬가지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계엄령 선포가 우려된다"면서도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근거 있는 확신이 있다'고 말해 놓고, 그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더 말씀을 드리겠다"고 꽁무니를 뺐다. 윤 정부를 '친일 정부' '독재'로 매도(罵倒)하기 위해 아무 근거도 없이 멋대로 이야기를 지어내고,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우리 국민과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언행과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해 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한두 번도 아니다. 하지만 윤 정부의 '계엄령 선포'나 '독도 지우기' 발언은 정쟁(政爭)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을 흔드는 짓이다. 민생(民生)을 협의하자고 여야 대표가 11년 만에 만난 자리에서 민생과 거리가 먼, 오히려 민생을 해치는 선동(煽動) 발언을 늘어놓은 것은 정략(政略)에 눈먼 정치 모리배(謨利輩)나 할 짓이다. 이런 정당이 대한민국 제1당이고, 이런 사람이 당 대표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국민들이 정신 차려야 한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