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인질 사망 사건으로 궁지에 몰렸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잡혀갔던 인질 6명이 가자지구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후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계속된 시위
이스라엘에는 수십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반정부 구호를 외쳤고, 최대 노동단체의 총파업이 더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놓고 네타냐후의 불성실한 휴전 협상 태도를 질타했다.
이전에도 인질 석방 촉구 시위는 있었지만, 전쟁 발발 11개월째를 향해가는 시점에서 무더기 인질 사망이 부른 이번 시위에서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대중의 분노가 이스라엘을 휩쓸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은 이번 시위가 휴전과 인질 석방 촉구 움직임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네타냐후 정권 전복과 조기 선거를 요구하는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의 하마스 소탕전을 비판적으로 지지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휴전안에 합의하지 않는 네타냐후 총리가 합의를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네타냐후 총리가 인질 협상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인질 6명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땅굴에서 숨진 채 이스라엘군에 발견됐다. 부검 결과 이들 머리와 다른 신체 부위에 총상이 있었으며 이들은 군에 발견되기 약 48시간 전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네타냐후 "마이 웨이"
네타냐후 총리는 기존의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AFP,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인질 석방에 나보다 더 헌신적인 사람은 없다"며 "누구도 나에게 설교할 수 없다"고 휴전·인질석방 협상 요구를 일축했다.
이번 회견은 지난 1일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에서 휴전협상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이어 이날 노조 총파업 후 나온 네타냐후 총리의 첫 입장 표명이다.
휴전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완충지대 '필라델피 통로'에서 이스라엘군을 물리라는 하마스 측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도 고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필라델피 회랑 주둔은 "전략적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자전쟁 목표는 하마스 파괴, 인질 송환과 함께 가자지구가 더는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 북부 국경 주민들을 안전하게 돌려보내는 것이라며 "이러한 목표 중 세 가지가 한 곳을 통과한다. 바로 필라델피 회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필라델피 회랑은 하마스에 산소와 재무장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라며 "이 회랑은 우리 생존에 필수"라고 주장했다.
◆하마스, 추가 살해 위협
하마스는 억류 중인 인질 추가 살해를 위협하며 이스라엘에 휴전 협상을 압박했다.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은 현재 600여명으로 알려졌다.
하마스의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은 2일 성명에서 "점령군(이스라엘군)이 구금 장소에 접근할 경우 인질 처리에 대한 새로운 지침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네타냐후가 협상을 성사시키지 않고 군사적 압박으로 이들을 풀려나게 하겠다고 주장한다면 이들이 관 속에 갇혀 가족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앞서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인질 6명이 자신들의 이름 등을 밝히는 모습이 담긴 45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또 추가로 공개한 2분 남짓 길이의 영상에서 인질인 에덴 예루살미(24)는 "우리는 고통받고 있다, 폭격이 멈추지 않고 있으며 우리는 생명에 위협을 느낀다"며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정부는 당장 우리가 풀려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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