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천 '갈항사 삼층석탑' 이전 추진운동, 시작부터 삐걱

추진위원회 출범식에 국회의원 비롯 지역 정치인 전원 불참
추진위원회 구성단계부터 시와 정치권 이견 보여

김천시는 3일 시립박물관에서
김천시는 3일 시립박물관에서 '국보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 김천 이전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김천시 제공

경북 김천시에서 발굴된 유일한 국보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이하 갈항사 석탑)'의 지역 반환 운동이 시작부터 삐걱이고 있다. 반환 추진 방식을 두고 시와 지역 정치권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김천시는 3일 시립박물관에서 '국보 갈항사지 동·서 삼층석탑 김천 이전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출범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시민과 출향인 중 정치계, 경제계, 학계, 언론인, 종교계, 시민단체 등을 아우르는 180여 명을 추진위원으로 위촉하고 범시민 서명운동을 비롯한 홍보 활동을 담당할 예정이다.

문제는 추진위가 출범 직후 '반쪽짜리'가 됐다는 점이다. 위원회 구성단계부터 김천시와 지역 정치권 사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다. 실제로 이날 출범식에는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이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천시는 기관단체장 위주의 소수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후 범시민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생각이었고,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회 등 정치권은 처음부터 시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다수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추진운동을 시작하자고 해 서로의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김천시는 50여 명으로 구성하려던 추진위원회를 180여 명으로 늘렸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김천시당에서 추천한 40여 명 중 10여 명만 추진위원회에 명단을 올리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송언석 의원이 전화 통화 중 '뜻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하겠다'고 전해왔다"고 밝혀 추진위원회 구성과정에서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송언석 국회의원은 "공식 일정이 있어 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김천시 남면 오봉리에 있던 갈항사 석탑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반출될 위기에 처했다가 1916년 경복궁으로 옮긴 후 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전했다.

김천시는 석탑의 반환을 위해 여러 차례 정부에 건의했으나 정부는 관리의 어려움 등을 다양한 이유를 들어 이전을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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