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번엔 '계엄령 괴담'…의혹, 갈등 부추기기에 매몰된 거야

민주당 '계엄준비설' 확산 시도…구체적인 증거 제시는 못해
여권 "'이재명 살리기에 골몰, 공당 역할 외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 야당이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준비설' 의혹을 제기하며 정국이 또다시 극도의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1당의 대표가 구체적인 증거도 대지 못한 채 '괴담' 수준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확산할 기세여서 가뜩이나 '지각' 개원으로 눈총을 받는 국회가 또다시 민생 의제 실종의 '싸움판 국회'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성주 사드 배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때 등에서 현재 민주당이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를 했던 기억이 다시 소환되고 있으며 '괴담 정치' 퇴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는 중이다.

계엄 논란은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이 지난달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계엄령 준비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공개 발언하며 시작됐다.

지난 1일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직접 이 논란에 참전하면서 여파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민주당은 이후 '계엄령 준비 의혹설'을 당 차원에서 밀어붙이고 있다.

이 대표는 1일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발언했고 당의 최고위원, 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 대표를 거드는 중이다. 이에 정부와 여당이 발끈하며 국회는 여야의 '계엄 괴담' 공방으로 또다시 정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치권에선 1당의 대표가 근거도 대지 못하는 괴담을 꺼내고, 이를 지원 사격하는 민주당 행태는 당 대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앞둔 민주당의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법부의 단죄 시점이 다가오자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명분을 쌓기 위해 거짓 선동에 나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3일 원내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이런 괴담 선동에 목매는 이유는 결국 제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이 보여준 일관된 목표, 즉 개딸(개혁의 딸) 결집,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방탄, 대통령 탄핵 정국 조성을 위한 선동정치의 연장선에 있는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나와 "헌법 규정에는 설사 계엄을 선포하더라도 국회가 과반으로 의결하면 즉각 해지하게 돼 있다"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부에서도 큰 소리로 나오지는 않지만 '계엄 준비' 의혹은 실책(失策)이라는 자성도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이 민생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겠다고 해놓고 '억지 주장'으로 국정 혼란과 여야 간 갈등을 부채질할 경우 중도층은 물론 전 국민적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 대표 재판 일정과 민주당의 정국 운영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며 "노골적인 '이재명 구하기'는 중도층 이탈로 이어져 정권교체 가능성만 낮출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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