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되살아나며 4일 한국을 포함한 국내외 주식시장이 줄줄이 급락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2,6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달 5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침체 우려와 일본 엔화 초강세에 따른 유동성 충격(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폭락 장세를 겪은 지 한 달여 만이다. 시장에선 주가지수가 지난달 초 폭락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 하방 압력까지 더해지면서 추세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새 나오고 있다.
◆ 미국-아시아 증시 동반 하락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7.33포인트(3.26%) 내린 17,136.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종가는 5,528.93으로 119.47p(2.12%),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0,936.93으로 626.15p(1.51%) 각각 떨어졌다.
S&P500 지수의 경우 증시 폭락으로 이른바 '검은 월요일'을 나타낸 지난달 5일(160.23)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당시 낙폭(576.08)을 뛰어넘었다.
미국 증시가 급락한 여파로 코스피는 4일 3% 넘는 하락 폭을 기록하며 2,6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3.83p(3.15%) 하락한 2,580.80에, 코스닥은 28.62p(3.76%) 떨어진 731.7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500대로 내려간 건 지난달 9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국내 상장 주요 종목 가운데선 미국 대형 기술주의 급락 영향으로 SK하이닉스(8.02%), 디아이(7.40%), 한미반도체(7.00%), 삼성전자(3.45%) 등 반도체 종목에서 급락 흐름이 두드러졌다.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본 주요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이날 37,047.61로 전 거래일보다 1,638.70p(4.24%) 내림 폭을 기록했다.
◆침체 우려 재점화 "약세장 전망"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난 미국 제조업 지표가 경기침체 공포를 되살리면서 투자심리 위축을 부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하며 다른 국가까지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해석이다.
3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전망치(47.5)보다 낮은 47.2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이다. 제조업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지난 7월 건설투자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는 미 상무부 발표도 경기부진 우려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더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1위 기업인 엔비디아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은 비교적 가격 부담이 높은 대형 종목 중심의 투매 현상으로 이어지며 기술주 급락을 견인했다.
증시는 이번 달 미국의 법인세 납부 기간까지 겹치며 약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선 최근 코스피 거래량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이 심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일에는 공급관리협회의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 오는 6일에는 미 노동부의 '8월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다.
박상현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변화된 경제, 산업 패러다임을 고려하면 제조업 경기 부진이 반드시 경기침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과 금리 인하 사이클이 제조업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연내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확률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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