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찾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상황이 "매우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원자력·에너지 담당자들과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자포리자 원전을) 매우 취약하다고 자주 묘사해왔다"라며 "어느 날은 안정적이다가도 문제가 발생한다. 드론이 충돌하거나, 두 개의 전력선 중 하나가 끊어져 다시 정전 직전에 놓이는 상황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전이란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것이고,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냉각이 안 된다"라며 "냉각이 안 되면 재앙이 생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유럽 최대의 원자력발전소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이후 러시아가 점령 중이다. 그간 단지 인근에 포탄이 떨어져 자포리자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외부 전력선이 끊기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현재 원전에 전력을 공급해주는 전력선은 750㎸ 주 전력선과 330㎸ 비상 전력선이 있는데, 한 개가 끊기면 다른 전력선에 외부 전력 공급을 의존해야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주 전력선과 비상 전력선이 동시에 끊겨 비상 디젤발전기 20대를 돌려 원전에 전력을 공급한 일도 있었다.
러시아 매체들은 이달 2일에도 자포리자 원전의 고전압 전력 공급선의 연결이 자동으로 끊겼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원전과 자국의 전력망을 연결하는 두 개의 외부 가공 전선로 중 한 개가 손상된 것이라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2일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와 함께 자포리자 시를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전쟁 상황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다시 자포리자 원전의 통제권을 되찾아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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