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개최되는 미국 대선후보 첫 TV 토론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초박빙으로 흐르고 있는 대선에서 이번 TV 토론은 대선의 향후 판도를 좌우할 중대한 이벤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한 것도 지난 6월 27일 TV 토론에서 드러난 인지력 논란 탓이다. 두 후보는 남은 기간 동안 자신의 토론 의제를 가다듬는 기회인 동시에 상대방에게 퍼부을 공격력을 담금질하고 있다. 이번 TV 토론은 이번 대선 경합주 중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ABC방송 주최로 열린다.
◆해리스, 공세 수위 높여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대열에 직접 가세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 당시 사진·동영상을 촬영한 것을 두고 '정치 행위 논란'이 일자,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정치적 이목을 끌기 위해 성스러운 장소를 모독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자신이 내세웠던 각종 이슈와 관련한 입장을 조정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언론에서 향후 이런 대목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CNN 인터뷰에서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파쇄법'(fracking·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바꾼 이유를 추궁하자 "내 가치는 달라지지 않았다"라고 방어했다.
경제문제에 대한 정책도 가다듬고 있다. 미국 노동절인 2일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공동유세를 펼치면서 미국 내 '중산층 재건'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워 유권자 표심을 공략했다. 앞서 그는 가격 폭등 억제, 식료품 비용 완화, 중산층을 위한 세금 인하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네거티브 수위도 높이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언론에 보도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집트 정부 자금 수수 의혹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라스킨(메릴랜드) 의원 등은 WP가 지난달 보도한 의혹에 대해 소명할 것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서한을 이날 공개했다.
WP는 지난 8월 2일자 기사에서 이집트 측이 2017년 초, 취임을 앞둔 트럼프 당시 당선인에게 1천만달러(134억원)를 주려 했다는 기밀 정보를 토대로 실제로 돈이 건너갔는지에 대한 미국 당국의 수사가 트럼프 재임 중 진행됐으나 석연치 않게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020년 CNN이 유사한 보도를 한 적이 있는데, WP가 추가 정황을 소개하며 의혹을 재점화한 것이었다.
라스킨 의원 등은 서한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2016년 대선 직전 선거 캠프에 출자한 사재의 출처, 출자금을 상환받았는지 여부 등을 질문했다.
특히 이집트 정부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여부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러나 WP 보도에 대해 트럼프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가짜뉴스의 교과서"라며 "언급된 그 수사는 어떤 잘못도 발견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트럼프, 강온 전략 고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제 문제에서 경륜을 자랑하는 한편 특유의 네거티브 공세도 펼치고 있다.
그는 3일(현지시간) 중국과의 전쟁 회피 방안과 관련, "계획까지는 아니지만 중국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컴퓨터 과학자 렉스 프리드먼의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21세기에 중국과의 전쟁을 어떻게 피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 계획을 알려주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알려줄 수가 없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만약 우리가 (중국과 전쟁을) 한다면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며 그들도 곤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중단 방안과 관련해서는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중단시킬 정확한 계획이 있다"면서 "나는 젤렌스키 및 푸틴과 관계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해리스 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비판한 배경에 대해 바가지 요금 통제 공약을 거론하면서 "그녀는 가격통제 정책을 내놨다. 그것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 판세와 관련, 그는 "우리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박빙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박빙 선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도 펼치고 있다. 인도계이자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성(性)적 거래를 통해 정치적으로 발돋움한 것처럼 시사하는 글을 공유하는 게 대표적이다.
국립묘지 충돌 논란과 관련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지난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충돌이나 싸움은 없었다"면서 "그것은 해리스 동지와 그녀의 허위정보팀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카불 공항 테러가 발생했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혼란을 거론하면서 "그것은 그녀와 슬리피(졸린) 조 바이든이 무능한 아프가니스탄 철군 때문에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힌 것을 가리기 위해 해리스가 지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불 공항 테러 3주년이었던 지난달 26일 당시 부상자 및 희생자 유족 일부와 함께 워싱턴DC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했으며 이 과정에서 묘지 관계자들과 충돌이 발생해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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