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경북 영덕새마을금고를 찾은 70대 여성이 직원에게 다짜고짜 8천700만원을 인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지역 규모가 작다보니 서로 얼굴을 아는 처지여서 직원이 돈 쓰임에 대해 차근차근 물었다. 여성은 '집수리비용'이라며 돈 인출을 서둘러 달라고 했다. 직원은 "멀쩡한 집에 수리할 게 뭐가 있냐"며 2시간 가까이 여성과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갔다.
그제서야 여성은 "사실은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는 분이 연락이 와서 통장 피해를 막기 위해 돈을 인출하려고 한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직원은 보이스피싱을 직감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관련 피해를 막았다. 평생 조금씩 모은 돈을 한번에 날릴 뻔 했다는 사실을 안 여성은 직원 손을 꼭 부여잡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영덕경찰서는 2일 영덕새마을금고에 근무하는 강영순씨에게 경찰서장 표창을 전달하며 감사함을 표했다.
강씨는 "농어촌 특성상 어르신들이 많기에 보이싱피싱 범죄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고객들의 상황을 잘 살펴 금융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고, 이번에 어르신의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게 도움을 드려 보람되고 기쁘다"고 했다.
강씨는 새마을금고에 근무한 지 35년된 배테랑으로, 지역민들과 친화력이 매우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영섭 영덕경찰서장은 "보이스피싱은 범죄특성상 피해 발생 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금융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피해 예방과 피의자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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