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한국 경제 성장률이 앞선 1분기보다 0.2% 줄어들었다. 수입이 크게 성장하면서 수출 성장률을 뛰어넘었고, 내수경기가 다소 부진했던 영향이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올해 하반기 수출과 기업투자가 늘어나고 내수도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이 직전 분기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와 동일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성장률이 역성장한 건 2022년 4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이는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이 1.3% 증가를 기록하면서 비교 기준이 높아진 데다 1분기 성장률을 이끈 순수출 기여도가 줄었고, 민간소비도 부진하게 나타난 영향이다.
강창구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2분기 역성장은 1분기 큰 폭 성장에 따른 조정 측면이 강하고 상반기로만 보면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하반기 수출이 증가세를 지속하고 기업투자 여력이 증대되는 가운데 가계 실질소득도 개선되면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지난달 전망대로 하반기부터는 내수회복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문별 성장률을 보면 수출은 자동차·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1.2% 증가했고, 수입은 원유·천연가스·석유제품 등 에너지류 위주로 1.6% 늘어 수출 증가율을 상회했다. 정부소비는 물건비를 중심으로 0.6% 늘어난 반면 민간소비는 의류·승용차 등 재화소비 부진으로 0.2% 줄어들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1.2% 줄었고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건설이 모두 줄면서 1.7% 감소를 기록했다.
한은은 속보치 추계 시 이용하지 못했던 일부 실적 자료를 반영해 설비투자(0.9%포인트)와 수출(0.3%p), 수입(0.4%p)을 상향 수정하고, 건설투자(0.7%p), 정부소비(0.1%p)를 하향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소비 성장률은 속보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의 경우 정부소비(0.1%p)만 플러스(+)를 기록하며 성장을 뒷받침했고, 순수출(0.1%p)과 건설투자(0.3%p), 설비투자(0.1%p), 민간소비(0.1%p)는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2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보다 1.0% 증가했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 대비 0.9% 올랐고, 실질 GNI는 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 손실이 11조3천억원에서 16조6천억원으로 확대한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국민이 국외에서 노동, 자본 등을 제공한 대가로 받은 소득(국외수취요소 소득)에서 국내 외국인의 생산활동 참여로 발생한 소득(국외지급요소 소득)을 차감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 소득도 5조9천억원에서 4조4천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강 부장은 "원유, 천연가스 등 수입품 가격 상승률이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보다 더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악화한 탓에 실질무역 손실이 지난 분기보다 확대됐다"면서 "2분기는 원래 외국인 배당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한데, 그런 계절성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현금 배당이 늘고 외국인 주식 보유가 증가하면서 해외 배당 지급액이 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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