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무도 몰랐다" 대구 동구 오수중계펌프장 '깜깜이' 추진? 주민 열람공고 실효성 논란

지난해 3월 착공했는데…주민 대다수 인지 못해
도시계획 열람절차 개선 필요…타 지역 사례 참고해야
대구시 "주민 우려 해소 위해 탈취설비 적용 예정"

지난달 29일 오후 방문한 대구 동구 지묘동 386번지 일원. 중계펌프장 공사 현장을 둘러싸고 철제 펜스가 설치돼있다. 공사 현장 뒤로는 아파트가 밀집해있다. 김유진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방문한 대구 동구 지묘동 386번지 일원. 중계펌프장 공사 현장을 둘러싸고 철제 펜스가 설치돼있다. 공사 현장 뒤로는 아파트가 밀집해있다. 김유진 기자

대구 동구 지묘동 일대에 지어지는 '오수중계펌프장' 공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인근 주민들은 의견 수렴 절차 없는 일방적인 공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업 주체인 대구시는 지난해 도시계획 열람공고를 통해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관계도서를 열람한 주민은 없었고, 사업 설명회와 같은 주민 의견 청취 과정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착공한 펌프장은 대지면적 831㎡(약 251평), 연면적 363.23㎡(약 109평) 규모로 내년 8월까지 지어진다. 펌프장 조성이 완료되면 하루 시설최대용량이 1만2천㎥인 펌프 총 4대를 통해 생활 오수가 신천 하수처리장으로 이송된다.

문제는 악취 탓에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오수중계펌프장이 공사 시작 전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부실했다는 점이다. 공사 현장 맞은편 불과 30m 거리에는 462가구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공사현장 인근 아파트 입주민 최모(61) 씨는 "창문을 열면 오수펌프장이 바로 보여 악취가 걱정인데 주민 설명회도 없고 공사 안내 표지판도 없었다"며 "지난 6월쯤 펜스가 설치된 모습을 보고 시청에 문의해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오수중계펌프장 공사 안내 표지판은 주민 민원이 제기되고 나서야 설치됐다.

대구시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역 일간지 2곳에 도시관리계획 열람 공고문을 냈고 2주간 동구청 도시과에 관계도서를 비치하는 등 법적 절차를 따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일간지 공고의 경우 알림 효과가 크지 않았으며, 실제 열람 기간 동안 관계도서를 열람한 주민은 없었다.

주민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될 방침이다. 이응보 대구시 토목2과장은 "주민 우려 해소를 위해 복합형탈취설비를 적용할 예정이며 펌프장 건물 외관 마감재도 신경쓰고 있다"며 "주민 대상 사업 설명회는 진행할지 여부는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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