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기차 배터리 주요 정보공개 의무화…배터리 인증제 내달부터 시행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 발표…BMS 기능 고도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보급
제조물 책임 보험 미가입한 전기차 제작사 보조금 지급 제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국을 휩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잠재우기 위해 대책을 꺼내들었다. 앞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기본 단위인 셀(Cell) 제조사 등 주요 정보 공개가 의무화된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를 고도화해 결함과 불량을 사전에 감지하고 전기차 제작사·충전 사업자의 보험 가입을 늘려 책임을 강화한다.

정부는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전기차 화재 안전관리 대책'을 확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8월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등으로 전기차 화재 우려가 전국적으로 커지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업계 간담회·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지난달 25일 고위당정협의회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세부 대책을 수립했다.

먼저 정부는 전기차 제작·운행 전 과정에 걸쳐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국민 배터리 정보 공개를 배터리 제조사와 제작 기술 등 주요 정보까지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했다. 현재는 배터리 용량과 정격 전압, 최고 출력 등을 공개하게 돼 있지만 앞으로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형태, 주요 원료 등도 공개해야 한다.

정부가 배터리 안전성을 사전에 인증하는 제도인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도 시범사업 시기를 내년 2월에서 다음 달로 앞당긴다. 전기차 정기 검사 항목을 셀 전압, 배터리 온도·충전·열화 상태, 누적 충·방전 등까지 늘리고 배터리 이력관리제는 내년 2월부터 차질없이 시행한다.

실시간으로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BMS 또한 고도화한다. 현대·기아 등 주요 제작사의 경우 BMS 안전 기능이 없는 구형 전기차에 무료 설치를 추진하고 이미 설치된 차량은 무상 업데이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중 안전장치 역할을 수행하는 스마트 제어 충전기 또한 올해 2만기에서 내년 7만1천기까지 보급을 확대한다.

소비자 피해 보호를 예방하기 위해선 전기차 제작사와 충전 사업자의 책임 보험 가입을 독려하기로 했다. 내년부터는 제조물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동차 제작사에 대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제외한다. 제조물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가로 추진한다.

이와 함께 지하 주차장 소방 시설 사각지대를 개선해 전기차로 인한 화재 위험을 원천 차단한다. 앞으로 모든 신축 건물 지하주차장에는 화재 발생 시 감지·작동이 빠른 '습식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계획이다. 스프링클러가 이미 설치되어 있는 구축 건물은 화재 시 정상 작동 여부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 지하주차장 내부 벽‧천장‧기둥 등에는 방화성능을 갖춘 소재를 사용하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법령을 개정한다.

또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한 여론 등을 고려해 기존 건물에 대해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던 전기차 주차 구역‧충전 시설 확대 의무 이행 시기를 지방자치단체 협조를 통해 1년간 유예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전국 모든 소방관서에 이동식 수조, 방사장치, 질식소화 덮개 등 전기차 화재 진압장비를 확대 보급하고 성능개선을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화재 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분리막 안정성 향상을 위한 첨가제 개발과 배터리팩 소화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전고체배터리 기술 개발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내년부터 BMS 센서 다변화와 알고리즘 정확도 향상, 화재 전 가스배출 감지 및 냉각기술 개발 등을 추진해 BMS의 화재 진단‧제어 성능 고도화를 추진한다.

한덕수 총리는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안전 관리가 담보돼야 한다"며 "관계부처는 전기차 생산과 사용 단계의 안전성을 고도로 높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화재시에는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책 이행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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