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준공 2개월 당기더니 정해진 입주날에도 못 들어가…입주예정자 ‘발 동동’

11월이던 입주예정일자 돌연 9월 2일로 바뀌어
정작 입주예정일까지 '사용승인' 못 받아
"명백한 계약 위반, 대출 문제 등 고통 커"

오는 9월 2일 입주예정일에 맞춰 사용승인을 얻지 못한 달서구 월배라온프라이빗 일대 전경.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오는 9월 2일 입주예정일에 맞춰 사용승인을 얻지 못한 달서구 월배라온프라이빗 일대 전경.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지난 2일 입주 예정이었던 대구 달서구 한 주상복합아파트가 지난 6일까지도 사실상 사용승인을 얻지 못하면서 입주예정자들이 불편과 피해를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예정자들은 계약 위반이라며 시공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6일 달서구청에 따르면 '월배라온프라이빗디엘'(555가구)은 당초 오는 11월 입주가 예정됐으나 지난 2월 갑작스레 9월 2일로 입주 날짜를 이례적으로 2개월 당겼다. 당시 시공사 측은 입주예정자들에게 "공사 진행률을 감안해 입주일정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정작 입주 당일인 지난 2일은커녕 6일 은행업무 종료시점까지도 달서구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적으로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은 아파트 출입부 골목 도로포장 미비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아파트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쪽 도로를 시공사 측에서 포장공사를 해주기로 했는데 아직 이행이 안 돼 있다"며 "추후에 도로 작업이 끝나면 정상적으로 전체 사용승인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구청은 입주예정자 민원이 빗발치는 상태에서 지난 6일 오후 7시쯤 소방시설완공필증 등 관련 서류를 근거로 동별 사용승인을 먼저 냈지만, 입주예정자들은 주말에도 입주가 불가했다. 이미 금융기관이 문을 닫은 이후 승인이 나면서 잔금을 치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공사 측이 입주 날짜를 당겨놓고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서 입주예정자들의 불만과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 5일에 이사를 계획했었다는 한 입주예정자는 "시공사 측에서 이삿짐을 가져다 두는 건 된다고 해서 짐만 두고 양가 부모님댁을 전전하고 있다. 이사 날짜에 맞춰 어린이집 등도 옮겼는데 입주를 못하다 보니 피해가 크다"며 "언제 준공이나 정식 사용승인이 나는지에 대해선 시공사 측에서 아무런 얘기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공사가 늦어져 입주예정일을 어긴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인데, 아직 시공사 측에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거나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그 동안 입주예정자들은 대출이나 잔금 문제가 생기면서 고통이 커지고 있다. 입주문제 외에도 시공사 측은 사업 과정에서 각종 '불통' 행보를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11월에서 9월로 입주 날짜가 바뀐 것은 시행사가 결정을 내린 부분"이라며 "여러 서류 작업들이 늦어져 사용승인을 못 받았다. 추후 보상 문제는 입주예정자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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