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듀프'(dupe·저렴한 대체품)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여행에 진심인 MZ(1980~2000년대생) 세대들 사이에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듀프 여행지가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고물가에 올해 듀프 여행지 인기
물가가 높을수록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것을 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진다. 막상 여행을 떠나더라도 현지 물가와 여행 비용 등을 따지다 보면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여행 전문기업 익스피디아 그룹은 '2024년 여행 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듀프 여행지로 추천한 곳은 ▷대만 타이베이 ▷미국 멤피스 ▷그리스 파로스 ▷캐나다 퀘벡 ▷일본 삿포로 ▷영국 리버풀 ▷이탈리아 팔레르모 ▷태국 파타야 ▷호주 퍼스 ▷퀴라소(네덜란드령) 등 10개 지역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지난해 검색량이 2천786% 급증한 타이베이다. 익스피디아는 이곳을 서울의 듀프 여행지로 꼽았다. 서울 대비 물가가 저렴한 데다 첨단 기술, 화려한 밤 문화, 다양한 음식 문화 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삿포로는 세계 각지 스키 애호가들이 찾는 스위스 체르마트 대안으로 제시됐다. 삿포로는 천혜의 자연 환경은 물론 눈 축제도 열려 관광객들에게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도시로 평가된다.
익스피디아는 태국 파타야를 방콕 지역 듀프 여행지로 제안했다. 물가가 저렴하지만, 해변에서의 휴양은 물론, 다양한 오락 시설 등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타야는 방콕에서 남동쪽으로 150㎞ 떨어진 지역으로 현재 태국의 대표적인 가성비 휴양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호주의 퍼스 코테슬로 해변은 시드니 해변에 버금가는 풍경을 자랑한다. 또 비틀즈의 고향인 영국 북서부 지역 리버풀은 런던을 제외하고 영국에서 가장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익스피디아 관계자는 "올해 소비자들이 대체 여행지를 찾는 가장 큰 이유로 '경제성'에 주목할 수 있다"며 "듀프가 2024년 여행을 지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행에 진심인 MZ…먼 곳보단 가까이
이처럼 듀프 여행지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MZ 세대의 듀프 선호도는 더욱 뚜렷했다.
올해 상반기 메리어트 본보이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중화권 제외) MZ 세대의 여행 수요 및 행동에 대한 새로운 연구'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올해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로 '여행'을 선택했다. 이번 조사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10개 시장 MZ 세대 여행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응답자 가운데 73%는 향후 12개월 동안 최소 2번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들이 예상하는 올해 여행 경비 지출액 규모를 살펴보면 91%가 전년 대비 같은 수준이거나 더 많은 금액을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휴가에 더 많은 돈을 사용하기 위해 ▷외식(60%) ▷쇼핑(57%) ▷일상 속 커피(54%) 등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여행에 진심인 아시아태평양 지역 MZ 세대들은 거주지와 가까운 곳으로 여행가기를 선호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알프스나 보라보라 등 상징적인 여행지도 여전히 인기였지만, 응답자 55%가 '일상에서와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지역 내 여행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가 가까워 항공료 등 여행 경비를 절약할 수 있는 등 '듀프' 여행으로 불리는 여행 패턴 선호 현상이 69%에 달했다. 또 새로운 것을 발견(63%)하고 쉽게 접근 가능한 이유(62%)가 지역 내 여행 선호 현상을 이끄는 요소로 나타났다.
지난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60% 이상 수요가 지역 내에서 발생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MZ세대는 일상을 떠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행에 과감한 편"이라며 "다만,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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