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걸음" 가을밤 걸으며 생명사랑을 외치다

매일신문·대구생명의전화 주최 생명사랑 밤길걷기
7일 오후 6시 대구스타디움 동편광장서 2천600여명 출발

'2024 제17회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이 매일신문과 대구생명의전화 주최로 7일 오후 대구스타디움 동편광장에서 열려 7.2km코스에 참가한 청소년과 가족들이 출발선에서 밤길 걷기를 시작하고 있다. 9월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매년 9월 개최되는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올해는 2천6백여명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행복", "사랑", "넌 소중해", "세상은 절대 혼자가 아니야".

응원과 연대를 의미하는 각양각색의 글자들이 우의를 입은 사람들의 티셔츠 위에 자리했다. 7일 오후 6시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동편광장에서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을 기념해 열린 제17회 '2024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 현장 모습이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행사장에 모인 대구경북 시·도민 2천600여 명은 7.2㎞ 코스를 걸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코스 길이는 통계청이 2023년 발표한 대한민국 10대 청소년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7.2명이라는 것에서 착안했다. 매일신문과 사회복지법인 대구생명의전화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역 사회에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생명의 고귀함을 인식시키고자 마련됐다.

중학생, 초등학생 아이 둘과 함께 이곳을 찾은 석병유(47)·박선주(46) 씨 부부는 "소속된 봉사단체에서 이 걷기 캠페인을 알게 됐다"며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취지가 있다고 해서 아이들과 함께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강우석(38) 씨는 "좋은 취지의 행사인 것 같아 동참하고 싶었다"며 "주변에 도움받을 사람이 없을 때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무도 없다 느낄 때 손 내밀어 줄게'라는 문장을 적었다"며 자신의 티셔츠를 가리켰다.

'행복하자'는 내용의 문구를 티셔츠에 나란히 쓴 이나경·안은빈(17) 양은 "학교 게시판에 붙은 홍보물을 보고 오게 됐다. 아마 학교에서 저희 둘만 신청했을 것"이라며 "봉사도 하고 7.2㎞를 걸으면 다이어트도 될 것 같아서 왔다. 1시간 만에 완주하는 게 목표"라며 파이팅을 외쳤다.

'2024 제17회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이 매일신문과 대구생명의전화 주최로 7일 오후 대구스타디움 동편광장에서 열려 7.2km코스에 참가한 청소년과 가족들이 출발선에서 밤길 걷기를 시작하고 있다. 9월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매년 9월 개최되는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에 올해는 2천6백여명의 시민들이 함께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날 개회식에는 김형곤 대구생명의전화 대표이사, 이동관 매일신문 사장, 김태훈 대구시교육청 부교육감, 김태우·정일균 대구시의회 의원, 성태문 DGB금융그룹 전무, 이상호 한국부동산원 ESG전략실장, 이상규 한국시민자원봉사회 대구지회장, 이충환 국제로타리 3700지구 총재 등 내빈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지원처인 iM뱅크·DGB사회공헌재단과 한국부동산원의 후원현판 전달식이 진행됐다.

이동관 매일신문사 사장은 "10만명 당 7.2명이라는 청소년 자살률이 점차 줄어들고 걷기 코스 길이도 줄어 '밤길 걷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형곤 대구생명의전화 대표는 "한여름에 단비가 내리듯 오늘 내린 비가 이곳에 모인 모두와 힘들고 외로움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에 희망과 용기를 주기 바란다"며 "오늘 캠페인은 같이 걸으며 우리 가족, 이웃이 가진 상처를 어루만지며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취지다.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라는 의미를 가슴속에 새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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