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한국장학재단 광고·홍보비 집행 기준 ‘無’…정부 입맛대로 언론사 선정

연간 4억 받던 MBC, 윤정부 들어서면서 2년 간 0원
유가부수 1천부 지방지가 16만부 중앙지보다 광고비 높아
전체 예산 70% 이상이 11~12월 집행…마구잡이식

한국장학재단 전경
한국장학재단 전경

한국장학재단이 연간 수십억원의 광고·홍보비를 지출하면서 언론사 선정 및 비용책정 등에 있어서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집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한국장학재단의 2019~2024년 광고·홍보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재단은 2019년 MBC와 MBC넷 등에 광고·홍보비 4억6천여만 원을 집행했다. 이는 재단의 2019년 전체 광고·홍보비(12억7천800만원)의 36%에 이른다. MBC는 2020년에는 1억원, 2021년에는 2억6천400여만 원을 배정받았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2022년은 0원, 2024년(8월까지)도 0원이며 2023년은 iMBC에 600만원을 집행된 것이 전부다.

매년 2억~6억원을 집행한 KBS, 202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1억원 이상을 집행한 SBS와 대조를 이룬다.

MBC의 경우 2022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각을 세우자 광고·홍보비가 전액 삭감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배병일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 총장 시절이던 2020년 검찰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친윤 인사로 분류된다.

한국장학재단 국민소통부 측은 "광고·홍보비 지출과 관련된 기준은 없다. 국민들이 많이 접할 수 있도록 언론사 배정을 골고루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단 측의 해명과 달리 MBC뿐 아니라 지난 6년 간 종합편성채널에는 광고홍보비가 단 한푼도 집행되지 않았다.

일선 공공기관들은 대상언론사의 광고·홍보비를 책정할때 통상 방송사 시청률, 신문사 발생·유가부수 등을 기준으로 하지만 한국장학재단의 집행 내역을 살펴보면 이 같은 기준을 찾아 볼수 없다.

재단이 올해 22억원을 협찬한 KBS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은 2%에 불과했다.

신문 광고비의 경우 유가부수가 1천여 부인 한 지방지가 발생부수 16만부가 넘는 중앙지보다 50% 이상 높게 집행됐다.

광고·홍보비 집행시기도 연말에 집중적으로 몰려있어 연말 예산 이월을 앞두고 마구잡이식 집행 행태를 보이고 있다.

2019년 12억7천여만 원의 광고비 중 11~12월 집행된 금액은 9억4천700여만 원으로 전체의 74.1%에 이른다. 2020년에는 73.0%, 2021년 78.9%로 연말에 70% 이상 몰려있다. 지난해 58%로 낮아졌지만 연말 집행비율이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장학재단 측은 "연초와 연말 장학금 지급에 대한 홍보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연말에 많이 집행되는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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