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영주차장 요금 2배 올라…소비자·상인들 "당황스러워"

대구시 운영·관리 공영주차장 중 25 중 17곳 요금 인상
기본요금 폐지되고, 급지별 요금도 상승
전통시장에선 주차장 요금 인상으로 손님 줄까 우려
대구시, "체감 적을 것… 문제 있으면 대책 검토"

지난 5일 오후 찾은 수성구 신매1공영주차장. 주차요금 개편으로 이곳은 이달 1일부터 분당 요금이 2배 올랐다. 윤수진 기자
지난 5일 오후 찾은 수성구 신매1공영주차장. 주차요금 개편으로 이곳은 이달 1일부터 분당 요금이 2배 올랐다. 윤수진 기자

"요금이 많이 올랐대요. 빨리 나가려고요."

5일 대구 수성구 신매3공영주차장에서 만난 고산2동 주민 A(58) 씨는 걸음을 재촉하며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 이 공영주차장의 요금은 기존에 최초 30분 300원, 이후 10분당 150원이었지만, 최근 최초 요금이 사라지고, 10분당 300원으로 올랐다.

A씨는 "신매광장 근처 병원을 다녀서 일주일에 한두 번은 공영주차장을 이용한다. 근처에서 장까지 보면 보통 2시간 정도 걸리는데, 1천원대였던 요금이 얼마 전부터 3천원 넘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단속 때문에 길가에도 차를 댈 수 없는데 당황스럽다"고 호소했다.

이달부터 대구시가 운영‧관리하는 공영주차장의 요금이 개편된 가운데, 인근 상점가와 시장을 방문하던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대구광역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가 개정되면서 대구시는 이달 1일부터 공영주차장 요금을 개편했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주차장 89곳 중 25곳이 개편대상이며, '급지조정' 및 요금체계 조정 등을 통해 이 중 17곳은 요금이 올랐다.

급지별 요금도 1급지 10분당 500원에서 600원, 2급지 300원에서 350원으로 올랐다. '최초 30분' 요금제를 폐지하고 10분당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일괄 적용했다. 1998년 이후 26년 동안 동결됐던 공영주차장 요금 개편 필요성이 컸다는 것.

다만 기존에 1차, 2차 순환도로 등을 기준으로 구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중심상업 및 버스‧철도 거점을 중심으로 요금이 개편되면서 상업지구에 위치한 상인들은 주차장 요금 인상 문제로 손님이 줄진 않을까 우려가 크다.

신매시장에서 상인 B씨는 "신매공영주차장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찾아오는 분들이 여럿 있는데, 요금이 오르면 당연히 세 번 올 손님이 두 번 오지 않겠느냐"며 "시장 근처 공영주차장 요금을 이 정도로 올리는 건 잘못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인접한 공영주차장 요금이 올랐단 소식을 들은 상인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북구의 팔달 공영주차장 요금도 오르면서, 팔달신시장 상인 중 한 명은 "수십 년 거래해 온 거래처에서 '이제 오지말라는 뜻이냐'며 푸념한다"며 "주차장 요금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오르면 심리적으로 쫓길 수밖에 없고 장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대구시는 요금 현실화는 불가피했고 용역을 통해 최대한 합리적으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전통시장·산업단지 여부와 지역 여건에 따라 요금의 최대 50%를 할인하는 정책을 펴고 있어 인상 체감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신규원 대구시 교통정책과장은 "이번 요금 개편안은 의견 수렴 과정 등 절차를 거쳤다"면서도 "요금이 오른 것에 대해 사용자 분들이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지적되는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 대책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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