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각종 응급의료 지원책을 발표했다. 대부분이 응급실 이용에 따른 비용을 올리는 정책이어서 시민들의 응급실 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추석 연휴를 '비상 대응 주간'으로 정하고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250%까지 올리는 등 응급의료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응급실 진료 후 수술, 처치, 마취 등에 대한 수가 가산을 기존 150%에서 200%로 인상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복지부는 한국형응급환자분류체계(KTAS) 분류기준에 따른 경증·비응급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내원시 진료비의 본인부담률을 90%로 인상하는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러한 정책은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응급의료의 난맥상을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한 것들이지만 결국에는 환자의 부담만 늘어난다는 게 의료계의 해석이다. 일단 환자가 경증인지 중증인지에 대해서는 환자 자신이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창호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똑같이 이마가 찢어진 환자라도 찢어진 정도나 출혈 정도에 따라 한국형응급분류체계상 등급이 4등급에서 2등급까지 차이가 난다"며 "이를 환자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들이 응급실로 달려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적정 치료에 대해서 환자나 보호자가 얼마나 이해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현재 많은 응급실에서 심한 복통환자의 경우 X-레이와 CT 촬영은 필수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 이유가 복통의 원인이 급한 수술을 필요로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영상촬영 검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비용이 두려워 촬영을 거부하다가 병을 더 키우기도 한다.
대구시내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응급 환자에 대해 치료비 부담을 늘린다고 환자가 응급실로 향하는 발걸음을 돌리지는 않는다"며 "적어도 응급실 운영에 대해 정부가 어느정도 지원을 해 준 뒤에 국민들에게 '경증은 응급실 굳이 안 가도 된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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