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가 줄고 있지만 지방교육재정교부금(地方敎育財政交付金)은 급증하고 있다. 교육교부금이 내국세 총액에 연동되는 구조 탓이다. 국가 재정난은 심각하다. 세수가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성장 동력 마련과 복지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3년 연속 20조원대의 지출 구조조정을 하고, 2년 연속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허리띠 죄기는 한계가 있다. 경직성(硬直性) 교육교부금 제도의 개편이 시급한 이유다.
기획재정부의 '2024∼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과 통계청 장래인구추계(推計)에 따르면 1인당 교육교부금은 올해 1천310만원에서 2028년 1천940만원으로 4년간 48.1%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초·중·고 학생은 524만8천 명에서 456만2천 명으로 13.1% 줄지만, 교육교부금은 68조9천억원에서 88조7천억원으로 28.8% 증가한다.
교육교부금은 시·도교육청이 교육시설 등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국가가 나눠 주는 돈이다.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마련된다. 국세 수입이 늘면 교육교부금도 증가하는 구조다. 이는 학생 수가 급감하는 현실에선 불합리한 제도다. 상당수 교육청들은 남는 교부금을 '현금성 복지'로 방만(放漫)하게 썼다. 2021~22년 경북교육청은 46억원을 들여 직원 3천700여 명에게 노트북을 사 줬고, 서울교육청은 422억원을 투입해 중학교 신입생들에게 입학지원금을 지급했다. 취약층 보호와 산업을 키우기 위한 연구개발(R&D) 예산까지 삭감하는 와중에 학교 현장은 '돈 잔치'를 벌인 셈이다.
교육부는 최근 교부금을 허투루 쓰는 교육청에 '예산 삭감' 페널티를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한 관련 법의 시행규칙과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미봉책(彌縫策)에 불과하다. 학령인구 감소에 아랑곳없이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자동 배정하는 교육교부금의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 교육교부금 개편은 저출생·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효율적인 재정 운용을 위한 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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