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냐? 노련미냐?
대선에 첫 출전한 해리스 부통령의 '패기'와 3번째 대선을 치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노련미'가 맞붙는다.
해리스 부통령이 능수능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의연함과 침착함, 지식과 논리를 보여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진실과 과장, 거짓의 경계를 넘나드는 '변칙 복서' 스타일이다. 웬만한 정치인도 부담스러워 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2020년 대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참여한 후보들의 다자토론과,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과의 부통령 후보 간 일대일 토론에서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 후보로서 첫 토론의 중압감은 차원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문하듯 자신의 약점을 추궁해 들어올 '전직 검사'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6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 때와 같은 침착함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누가 대통령감?
법과 질서의 수호자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해리스 부통령은 "나는 트럼프 같은 타입을 잘 안다"는 발언을 자주 하면서 검사 출신인 자신과, 4차례 형사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대결을 '법 집행자 대 범죄자'의 구도로 만들려 노력해 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아킬레스건'인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자 다수 유입 문제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최대 공격 포인트로 삼는다. 그동안 자신이 집권하면 불법 이민자 추방과 남부 국경 폐쇄 등으로 법과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두 사람은 자신이 법과 질서의 수호자이고 상대는 '교란자'라는 인상을 유권자들에게 심기 위해 난타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는 모습을 보일지가 중대 관전 포인트다.
◆무당층에 어필
20% 안팎으로 추정되는 무당파 부동표심의 향배도 관심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강성 진보' 이미지를 얼마나 중화할 수 있을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절차에 대한 존중 결여 지적을 얼마나 불식할 수 있을지가 각각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메이카 출신 부친과 인도 출신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의 '마이너리티'(소수자) 요소를 유리하게 활용하며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 국민을 통합해야 하는 최고 지도자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중도층, 그중에서도 미국 사회 주류이자 과반을 이루는 백인들에게 '안정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대선 결과에 불복한 전력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집요하게 제기할 '민주주의 위협론'과 자신에게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좌충우돌' 이미지를 불식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예측불가능했던 집권 1기 때와는 달리, '품위 있게'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트럼프에게는 관건이다.
그간 자신이 패한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반복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가올 대선 결과 승복 여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도 같은 맥락에서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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