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양 장구메기습지,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

계단식 논으로 이용되다 자연적 묵논습지 형태로 변형
멸종위기 야생생물 등 458종이 서식 중
포산마을 주민들도 습지 보전에 앞장… 영양군, 관광자원화와 보호 나설 것

지난 10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영양군 석포면 포산리
지난 10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영양군 석포면 포산리 '장구메기습지'의 모습. 장구메기습지는 계단식 논이 점차 변화된 묵논습지 형태로 458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양군 제공

경북 영양군은 석포면 포산리에 있는 '장구메기습지'가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영양 장구메기습지는 1970년대 계단식 논으로 이용되다가 점차 논 면적이 감소하면서 전형적인 묵논습지 형태로 변한 곳이다. 이곳은 해발 550m의 산 정산부에 자연적으로 물이 모여 수량이 유지되는 지리적 희귀성으로 인해 주변 야생생물이 상시로 물을 얻을 수 있는 장소로 이용되고 주요한 서식지 역할도 해왔다.

현재까지 장구메기습지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생물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6종(Ⅱ급 : 삵, 담비, 하늘다람쥐, 참매, 팔색조, 긴꼬리딱새)을 포함한 458종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습지 규모(4만5천201㎡)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보전 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장구메기습지는 국립생태원에서 추진하는 습지 정밀조사에서 우수습지로 인정받기도 했다.

하지만 장구메기습지는 생태적 가치는 높으나 오랜 시간 묵논으로 방치되며 토사유입과 쇄굴현상으로 생태계 기능 회복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지난해 국립생태원과 KT&G에서는 습지 내 훼손구역을 복원하는 공사를 추진한 바 있다.

영양군에서는 장구메기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고,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해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 주민설명회와 간담회를 거쳐 같은 해 9월 환경부에 지정건의했고, 올해 3월 주민공청회와 부처협의를 거쳐 지난 10일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영양군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포산리 주민들의 보전의지, 관계기관들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성과로 평가받는다.

아울러 장구메기습지가 위치한 포산마을에는 구한말 의병활동을 한 신돌석 장군의 부인묘가 있고, 천주교 박해의 아픈 역사를 품은 머루산 성지, 이상동 독립운동가의 생가터도 남아있다. 영양군은 이러한 역사·문화자원과 습지의 생태자원을 연계한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고 환경교육에도 접목할 계획이다.

영양군은 장구메기습지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고자 사유지매입, 훼손지복원사업, 이용시설 설치 등 중앙부처와 협의해 순차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 포산마을을 생태관광 거점지역으로 만들려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포산주민들과 함께 습지 보전활동으로부터 얻는 생태계 서비스(생태계로부터 얻는 혜택)에 대한 가치를 나누고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며 "장구메기습지는 영양군을 대표하는 생태계의 보고이고 생태계보전과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현명한 이용을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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