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열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두 사람은 토론 스타일도 확연히 구분됐다.
대선 토론 신인 해리스 부통령은 4차례 형사 기소, 민주주의 위협론 등을 내세우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문제점을 파고들며 '인파이터 스타일'로 토론에 나섰다.
7번째 대선 토론에 나선 베테랑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의 자극적인 공격에도 침착성을 잃지 않으면서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이념공세, 인종문제 등을 툭툭 던지면서 아웃파이터식으로 맞섰다.
이날 TV토론에서 처음 대면한 두 사람은 악수와 인사말을 나눈 뒤 토론이 시작되자 팽팽한 긴장감 속에 열띤 공방을 펼쳤고, 서로를 향해 "거짓말", "최악" 등의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공격 포문 연 해리스
해리스 부통령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 바이든 정부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엉망(mess)으로 해놓은 것들을 치워야 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실업률, 남북전쟁 이후 민주주의에 대한 최악의 공격, 한 세기 만에 최악의 공중보건 전염병"을 남겨놓았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는 여러분을 위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고개를 좌우로 크게 흔들며 "그녀(해리스 부통령)야말로 계획이 전혀 없다. 그녀는 바이든의 판박이일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마르크스주의자"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그녀가 마르크스주의자인 것을 모두가 안다. 그녀의 아버지는 마르크스주의자인 경제학 교수였고, 그녀를 잘 가르쳤다"고 비꼬았다.
또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적 정체성 문제를 다시 제기하면서 그녀가 어떻게 규정하든 자신은 상관하지 않는다며 치고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그는 미국 국민들을 분열시키는데 인종문제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낙태 문제를 놓고 여성의 생식권과 자기 결정권을 억압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 금지 여부가 "연방 정부에 묶여 있지 않고 사람들이 투표로 정하게 됐다. 나는 그 일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맞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가 무더기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다시 선출되면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것은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나는 그것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공격을 계속 방어하느라 주어진 발언 시간이 지나 마이크가 꺼진 사이에도 말을 주고받았다.
◆눈길도 주지 않은 트럼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말하던 중 해리스 부통령이 끼어들려 하자 "내가 지금 말하고 있다"며 제지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정부에서 범죄율이 높아졌다고 주장하자 해리스 부통령은 비웃음을 날린 뒤 "범죄 혐의로 기소된 사람에게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된 사건들을 모두 열거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모든 사건은 그들(민주당)의 정치적인 의도로 시작됐고, 내가 대부분 이기고 있으며 나머지 항소에서도 이길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토론 내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널드 트럼프" 또는 "전 대통령"으로 지칭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고 "그녀"(she)라는 삼인칭 대명사로만 지칭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할 때 그를 계속 쳐다보면서 얼굴을 찡그리거나 헛웃음을 지은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말할 때 눈을 내리깔고 앞쪽을 응시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거의 눈길을 주지 않아 대비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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