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첫 TV토론에서 거칠게 맞붙었다.
두 후보는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전 10시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ABC뉴스 주관 대선 토론에서 악수를 나눈 뒤 모두발언 없이 곧바로 토론에 들어가 전방위적으로 격돌했다.
첫 번째 주제인 경제·물가 문제에서부터 충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중산층을 위한 "유일한 후보"로 내세우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가장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감세"라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녀는 마르크스주의자다. 그녀의 부친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교수이며 그녀를 잘 가르쳤다"고 맞받아쳤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지적하면서 "모든 국민, 중산층뿐 아니라 모든 계층에게 재앙이었다"고 응수했다.
이어 외교, 낙태권, 이민, 에너지 정책 등 거의 모든 이슈에서 거친 공방을 주고받았다. 서로를 향해 "거짓말", "최악" 등의 험한 말을 주고받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상대에 향해 도발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감정을 감추지 못한 채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방해, 국방 기밀 유출, 경제 범죄, 성폭력으로 기소됐다면서 "법치주의와 사법 집행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모든 수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법무부를 무기화했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대한 평가는 해리스 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다. 미 CNN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SSRS에 의뢰한 결과 시청자 63%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 잘했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했다는 응답자는 37%였다.
외신들도 대체로 해리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화를 돋우려는 해리스 부통령의 공세 작전이 먹혀들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종종 평정심을 잃는 듯 보였다고 진단했다.
두 후보는 서로가 더 잘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 역대 최고의 토론이었다고 생각한다. 3대1의 대결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자들과 만나 "오늘은 좋은 날이었다"면서도 "우리는 (선거일까지) 56일이 있고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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