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고용지표 양호에도 한숨 쉬는 취업 취약계층

8월 취업자 증가가 2개월 연속 10만 명대에 머물렀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생계를 위해 열악(劣惡)한 일자리도 마다 않고 취업에 뛰어들고, 청년층 취업시장은 좀처럼 살아날 조짐(兆朕)이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880만여 명으로 지난해 8월보다 12만3천 명 증가했다. 5, 6월 10만 명 아래였다가 두 달 연속 10만 명대 취업자 증가를 기록했지만 연초 30만 명대에 비해선 한풀 꺾였다. 연령대별 취업 격차(隔差)도 커지는 모양새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23만여 명 늘었는데, 20대는 12만여 명 줄었다. 그럼에도 전반적 고용지표는 나쁘지 않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2%로,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8월 기준 최고다. 다만 50대 고용률은 5개월째 내리막이다. 실업률도 1.9%로 낮아졌는데, 1%대는 현 기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양호(良好)한 고용지표를 언급하며 "국민들이 체감하는 고용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보기에도 실제 취업 경기는 나쁘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유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8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쉬었음' 인구 때문이다. 육아·가사·학업·심신장애·연로(年老) 등을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실업률 통계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무려 256만7천 명은 이런 이유조차 없이 '쉬었다'고 답했다. 1년 전보다 24만5천 명 늘었다. 고용지표가 개선됐다고 자화자찬(自畫自讚)할 때가 아니다. 사회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인구 절벽'은 미래 세대를 위협하지만 '고용 절벽'은 현재 진행 중인 더 심각한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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