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트럼프 ‘국경’ vs 해리스 ‘낙태’ 강조, 전 분야에 걸쳐 대립·격돌

트럼프 "이민자들이 개·고양이 먹어치워, "해리스 "자기 몸 결정 자유 가져야"
해리스 "부자 감세 안돼" vs 트럼프 "마르크스주의자"
해리스의 외교 공세 "트럼프는 전 세계 독재자들을 존경해"

[그래픽] 미국 대선 트럼프-해리스 첫 TV토론 주요 발언. 연합뉴스
[그래픽] 미국 대선 트럼프-해리스 첫 TV토론 주요 발언.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연합뉴스

"오하이오 주에서는 이민자들이 주민들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번 TV토론에서 두 후보가 주고받은 난타전 속에 단연 주목되는 발언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만큼 이민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끌어들인 다소 극단적인 예시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의 대선 단골 이슈인 낙태 문제에 대해, 여성의 권리를 더 자유롭게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트럼프 '국경' vs 해리스 '낙태' 강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가 수백만명의 불법 입국을 허용했다"면서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성공할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스테로이드를 맞은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의 발언 도중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소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어 의회가 추진했던 국경 강화 법안을 트럼프가 반대해 부결시킨 것을 언급하고서, "그는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문제에서 달아나는 것을 선호한다"고 꼬집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상대적으로 낙태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며, "낙태권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하겠다"며 "자기 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자유를 정부가 해서는 안된다"고 몰아세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낙태권에 대해 "지난 52년간 우리나라를 분열시킨 문제"라면서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헌법 권리로 보호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덕분에 모두가 원했던 대로 주(州)별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고 받아쳤다.

◆해리스 "부자 감세 안돼" vs 트럼프 "마르크스주의자"

사회자가 한 첫 질문은 미국 유권자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와 물가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중산층을 위한 "유일한 후보"로 내세우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가장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감세"라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녀는 마르크스주의자"라며 "그녀의 부친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교수이며 그녀를 잘 가르쳤다"고 맞받아쳤다. 또, 바이든 행정부에서 물가가 치솟은 것을 지적하며, "나는 (재임 기간) 인플레이션이 없었다. 그들은 경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경선 때 밝힌 입장과 달리 셰일가스를 시추하는 기술의 일종인 '수압 파쇄법'(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면서 "해외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원천의 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내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에너지 산업이 프래킹에 의존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그녀가 선거에 이기면 펜실베이니아의 프래킹은 (취임) 첫날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후 연방의회 폭동도 대해서도 공방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신의 지지자들이 대선 패배를 뒤집으려고 2021년 1월 6일 연방의사당에서 폭동을 벌인 것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당시 지지자들에게 "평화롭고 애국적으로 시위하라"고 주문한 것을 주장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내가 1월 6일 의사당에 있었다"면서 "그날 미국 대통령(트럼프)이 폭력적인 군중에 우리나라의 수도를 공격하고 훼손하도록 선동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 평론가들의 예상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정심을 잃게 하려고 할 의도로 그의 신경을 건드릴만한 공격으로 '도발'을 이어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는 듯하다가도 감정을 감추지 못한 채 언성을 높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두고 사실관계를 파악할 능력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방해, 국방 기밀 유출, 경제 범죄, 성폭력으로 기소됐다면서 "법치주의와 사법 집행에 대한 존중"이 중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모든 수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법무부를 "무기화"했다고 반격했다.

더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수저로 태어난 점을 겨냥해 "모두가 은쟁반에 4억달러를 받지는 않는다"고 비꼬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일부, 아주 작은 일부만 받았고 난 그것을 수십억달러 사업으로 키웠다"고 되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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