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덕수 내각, 내치 중심돼야…내각·대통령실 역할 분담 필요

여소야대 정국·지지율 하락세…4대 개혁·저출생 과제 산더미
진영 대결 자유롭고 경험 풍부…권한 위임 대국민 설득 나서야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왼쪽) 등과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 참석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왼쪽) 등과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 참석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도 손대지 못했던 의과대학 증원 문제를 포함한 의료개혁을 시작으로 노동·교육·연금 등 4대 개혁, 저출생 위기 극복 등 국가 대변혁을 위한 적극적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여소 야대 정국에다 지지율 하락세까지 겹치면서 국정이 전진하기는커녕 횡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재의 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대통령실이 모든 것을 지휘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식 관행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내치는 내각, 외치는 대통령실이 주도하는 이원정부적(二元政府的) 분할 구도 정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한덕수 내각이 내치의 중심이 돼 대통령실과의 분명한 역할 분담이 이뤄지면 정부 정책의 대(對)국민 설득력이 좋아지고 야당과의 갈등도 크게 줄어들면서 국정 성과가 발휘되는 선순환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특히 내각을 통할하는 한덕수 국무총리는 호남 출신으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두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바 있고 국무조정실장·경제부총리에다 국무총리를 거친 바 있어 진영 대결에서 자유로운 것은 물론, 국정 경험도 풍부해 내치의 중심추 역할로서 최적임자라는 게 정치권의 한목소리다. 검찰 외엔 공직 경험이 없는 윤 대통령을 도와 여당과 정책 흐름을 조율하고, 야당과 국민을 설득할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정치·선거 컨설팅업체 엘엔피파트너스의 이주엽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결코 내치를 못하는 게 아니다"면서 "의대 증원, 연금개혁처럼 곪을 대로 곪았지만 그간 누구도 손대지 못한 것을 하고 있다. 무역수지, 고용률 등 거시 경제지표도 호조"라고 평했다.

이 대표는 "그런데 국민에게는 검사 스타일의 '강공 드라이브'만 기억에 남는 상황"이라며 "개혁의 성공은 말로 천명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교한 후속 행동이 수반돼야 하는데 이 역할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은 권한 이양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때문이며 내각에 과감하게 지휘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권한의 위임을 통해 내각의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라며 "내각은 내치, 대통령실은 외치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도 "대통령제 국가인 미국에는 국무총리가 없다. 대한민국은 대통령제 국가지만, 총리가 있다. 헌법에 의원내각제 요소가 섞인 까닭"이라면서 "그러다 보니 총리를 인선할 때 능력과 함께 정치적 상징성, 대통령의 약점을 보충해주는 보완재 인선이 많았는데 지금 내각으로 이 시도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통령실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윤 대통령은 '총리 및 장관 자율성-책임성 확대'가 대선공약이었음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허석곤 소방청장.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이한경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허석곤 소방청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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