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대선 후보 간 TV토론에서 불거진 가짜뉴스로 인해 당사자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아이티 이민자 "개·고양이 먹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 도중 "이민자들이 주민들이 기르는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고 말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이민자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인구 5만8천명의 스프링필드에는 최근 약 3년간 1만5천명의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유입됐다.
스프링필드로 온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언급한 것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아이티 출신 미국인들이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일부 아이티계 주민들은 TV토론 이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고 아이티안타임스는 보도했다.
아이티 이주민들의 소식을 전하는 이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종차별적인 표현 등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증폭되면서 아이티계 주민들이 집 앞에서 괴롭힘과 폭행,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프링필드 시 당국자들은 로이터에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믿을만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민자 문제가 미국 대선의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 주장으로 중서부 소도시 스프링필드가 대선 레이스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이민자들에 대한 거짓 주장은 스프링필드 일부 주민들의 불만을 부추기고 있다.
아이티 이민자들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줬지만, 이민자 때문에 학교, 병원 등을 이용하기가 이전보다 힘들어졌고 임대료도 올랐다는 것이다.
인구가 늘면서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와 연방 식량 지원 및 복지 프로그램 신청도 급증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아이티계 미국인은 약 110만명으로, 이 중 약 절반은 이민자다.
◆독일, 재생 에너지 포기
'독일이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시도했다가 포기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독일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독일 외무부는 1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독일의 에너지 시스템은 잘 돌아가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불쾌감을 표출했다.
발단은 전날 열린 미국 대선 TV토론이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TV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독일이 재생 에너지 정책을 시도했지만 "1년 만에 정상적인 에너지 발전소 건설로 되돌아갔다"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좋든 싫든 우리나라를 강하게 만들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독일 외무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반박했다.
이들은 X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토론 중인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좋든 싫든 독일의 에너지 시스템은 50% 이상의 재생에너지로 완전히 가동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는 석탄·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고 폐쇄하고 있다. 늦어도 2038년까지 석탄 발전은 완전히 제외될 것"이라고 썼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수십년간 값싼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에 의존해왔던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2022년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게 됐다.
이후 심각한 에너지난에 직면, 화력발전소 폐쇄 시기를 늦추거나 예비 전력원으로 남겨둔 발전소를 재가동해 화석연료 비중을 늘렸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는 에너지 부족분을 메꾸기 위해 석탄 발전을 전보다 10% 늘렸지만, 다시 지난해 석탄 발전 비중은 줄어들어 수십 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한 '정상적인 발전소'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독일은 더 이상 새 석탄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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