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1천만 노인 가구 시대, 간병 문제 해결 시급하다

가구주(家口主)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가 2038년 1천만 가구에 달하고, 2052년엔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기게 된다. 고령자 가구뿐만 아니라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1인 가구도 급증한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2022~2052년'에 따르면, 노인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022년 36.8%에서 2052년 42.1%로 올라간다. 아울러 배우자가 있는 가구주는 감소한다. 같은 기간 혼인 상태로 배우자가 있는 가구주는 58.5%에서 43.4%까지 떨어진다. 미혼·이혼·사별 등이 이유다.

수명은 길어지고 경제력은 떨어지는데 병에 걸렸을 때 돌봐줄 사람이 없다. 2021년 기준 암 유병자 243만 명 중 65세 이상이 119만 명이다. 기대수명(83.6세)까지 산다면 암 발생 확률이 40%에 육박(肉薄)한다. 그런데 조기 발견과 치료 기술 발달로 암 생존율은 72%가 넘는다. 2023년 기준 65세 이상 946만 명 중 98만여 명(10.4%)이 치매 환자인데, 2050년엔 315만 명(16.6%)을 넘길 전망이다. 대가족 시대엔 형제, 자녀가 돌봄 부담을 나누었지만 앞으론 오롯이 간병(看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간병비 지출은 2025년 1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간병인을 한 달 고용하면 400만원씩 나가는데, 간병비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100% 본인 부담이다. 정치권이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보건복지부도 '간병비 부담 경감 방안'을 밝혔다. '간병 살인'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법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구멍 난 건강보험 재정이 걸림돌이다. 건강보험은 2026년부터 적자로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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