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첫 우주유영' 민간인, 우주에서 '스타워즈' 음악 바이올린 연주

스페이스X 엔지니어, 스타링크 위성으로 영상 보내…세계 곳곳 악단과 협연 연출

우주를 비행 중인 우주선 내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세라 길리스. 폴라리스 프로그램 X 게시물 캡처
우주를 비행 중인 우주선 내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세라 길리스. 폴라리스 프로그램 X 게시물 캡처

미국 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일 민간인 최초로 우주유영에 성공한 '폴라리스 던' 팀원이 우주 비행 중 바이올린 연주로 영화 '스타워즈' 배경음악을 녹음해 지구로 보냈다.

이번 우주비행을 기획한 '폴라리스 프로그램' 측은 13일 오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회복력의 하모니'(HARMONY OF RESILIENCE)란 이름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현재 우주 비행 임무를 수행 중인 폴라리스 던 팀원 세라 길리스가 우주선 내에서 살짝 떠 있는 상태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이 담겼다.

길리스는 연주에 앞서 "5일간 아름다운 행성 지구를 여행하는 동안, 이 특별한 음악의 순간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며 "전 세계 재능을 모은 이 공연은 단합과 희망을 상징하며 세계 모든 어린이의 회복력과 잠재력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별들에서 온, 존 윌리엄스의 곡 '레이의 테마'를 소개한다"고 말을 맺은 뒤 눈을 지그시 감고 스타워즈의 배경음악 중 하나인 약 4분 분량의 이 곡을 연주해 아름다운 선율을 빚어냈다.

우주선 내에서 녹음된 이 영상·음성 파일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을 통해 지구로 전송됐다.

폴라리스 측은 사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해 스웨덴, 브라질, 아이티, 베네수엘라, 우간다 등 세계 곳곳의 악단이 연주한 영상과 길리스가 보낸 영상을 합성해 마치 이들이 동시에 오케스트라 협연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폴라리스 측은 "음악이라는 보편적인 언어와, 소아암 및 질병과의 끊임없는 싸움에서 영감을 받아 다음 세대가 별들을 바라보기를 희망하며 이 순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영상은 폴라리스 측이 기부를 위해 모금 중인 세인트 주드 아동 연구 병원과 음악 교육 재단 '엘 시스테마' 미국 본부와 협력해 제작했다.

길리스는 스페이스X 소속 엔지니어로, 어린 시절 바이올린 연주자가 되려고 공부하다가 고등학교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를 만난 뒤 우주로 눈을 돌려 엔지니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길리스는 이번 임무의 사령관인 재러드 아이작먼에 이어 우주복만 입은 채 우주선 밖으로 몸을 내놓고 움직이는 방식의 우주유영 실험을 약 10분간 수행했다.

이번 실험은 NASA 등 정부 기관 소속의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니라 민간인이 최초로 시도해 성공한 우주유영으로 기록됐다.

이들을 포함해 총 4명으로 구성된 폴라리스 던 팀은 지난 10일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 '드래건'을 타고 지구를 떠나 우주를 비행 중이며, 약 닷새 만인 오는 15일께 귀환할 계획이다.

폴라리스 프로그램은 억만장자인 아이작먼이 자금을 대고 기획해 진행 중인 다년간의 민간 우주비행 프로젝트로, 이번 폴라리스 던이 그 첫 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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