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호 태풍 버빙카의 추석 연휴 한반도행이 소수의견으로 제기됐으나 이젠 중국 상하이행 대세의견이 굳어진 가운데, 뒤이을 '가을태풍' 후보군이 벌써부터 일부 기상모델에 표출되고 있다.
▶일본기상청의 14일 발표 예상일기도를 보면 내일인 15일 필리핀 동쪽 먼 해상에 열대요란 하나, 그 다음날인 16일 필리핀 동쪽 가까운 해상에 열대요란 하나가 잇따라 그 모습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예정이다.
우리 기상청 예측 모델인 GDAPS-KIM의 예상일기도를 보면 이들 2개 열대요란이 세력을 키워 열대저압부 내지는 태풍으로 발달, 북서진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위 영상 참조)
둘 중 먼저 태풍이 되면 14호 태풍 풀라산, 그 다음으로 태풍이 되면 15호 태풍 솔릭으로 명명된다.
필리핀 동쪽 가까운 해상에 나타날 열대요란은 거의 서진에 가까운 완만한 북서진 경로를 밟아 필리핀 루손섬을 관통하는 데 이어 앞서 11호 태풍 야기가 지나며 막대한 피해를 낸 중국 남부 하이난성과 베트남 북부 지역으로 향한다는 관측이다.
필리핀 동쪽 먼 해상에 나타날 열대요란은 현재 북서진 중인 태풍 버빙카와 닮은꼴 경로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북서진 경로를 거쳐 19일쯤 상하이 남쪽 저장성 일대로 상륙한다는 것.
▶그런데 이 즈음(9월 19~20일) 대만 동쪽이자 일본 큐슈 남쪽 해상에도 태풍 후보군으로 볼 수 있는 저기압 세력이 형성된다는 예측이 예상일기도에 포함돼 있다.
이후 몸집을 불리며 북서진, 9월 22일쯤 제주도 바로 남쪽 해상(큐슈 서쪽 해상)에 다다른다는 내용이다. 이때 중심기압이 980대 헥토파스칼(hPa)을 보이는데, 이같은 중심기압 수준을 감안하면 순번상 16호 태풍 시마론이 될 가능성이 있다.
14호 태풍 풀라산과 15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피해 남서쪽으로 경로를 잡는다는 예상은 한반도 일대에 배치된 고기압 세력이 '막아내는'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며칠 뒤 16호 태풍 시마론이 북상할 때쯤엔 예상일기도상 북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으로 꽤 물러나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래서 이게 우리나라를 피해 경로를 잡는 게 아니라, 동쪽으로 물러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서쪽 가장자리를 경로 삼아 북진, 한반도로 향한다는 예측이 성립하는 것. 저기압의 한 형태인 태풍은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경로로 삼는 경향이 있다.
마침 기상청은 늦더위가 지속될 추석 연휴가 지나고 주 후반인 9월 20, 21일 전국이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낮 기온이 23~31도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보했다. 이때쯤부터 가을의 시작이라고 봐도 되겠다.
즉, 가을이 오면서 우리나라 날씨에서 여름을 상징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자연스럽게 동쪽으로 물러나게 된다. 그러면서 한반도는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이고 이때 그 남쪽 바다에 태풍 또는 태풍으로 발달할 수 있는 저기압 세력(열대요란, 열대저압부 등)이 생성돼 있다면, 태풍의 한반도행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물론 이들 3개 태풍(14호 풀라산, 15호 솔릭, 16호 시마론)의 발생 예상 시점 및 경로는 계속 수정된다. 또한 태풍 후보군이던 저기압 세력이 태풍 전 단계에서 소멸할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가 접한 서태평양 해역에 태풍이 발달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고,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할 가능성의 경우 현재 대한민국에 늦더위를 만들고 있는 고기압 세력이 약화하는 시점부터 '반비례로' 상승하는 맥락에 있기 때문에, 기상당국이 계속 업데이트하는 일기도상 고기압 배치 변화를 바탕으로 주시할 부분이다.
풀라산(Pulasan)은 14개국으로 구성된 태풍위원회 소속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명칭으로, 과일명이다.
솔릭(Soulik)은 역시 태풍위원회의 미크로네시아연방이 제출한 이름으로, '전설 속 족장'을 의미한다.
시마론(Cimaron)은 필리핀이 낸 이름으로, 야생 황소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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