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콘서트 예정대로…상암구장 내년부터 '잔디석' 제외 판매

지난 5일 손흥민 잔디지적에 따른 조치
서울시 "내년부터 그란운드석 판매 제외"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 대 팔레스타인의 경기. 이강인과 손흥민이 이강인의 슈팅이 막히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내년부터 콘서트 등 문화행사는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 조건으로 대관을 허용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월드컵 지역 예선 이후 잔디 상태가 나쁘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조치다.

이날 팔레스타인과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뒤 국가대표 축구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잔디 상태가 나빠) 공을 다룰 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우셨을 것"이라고 했다.

마크람 다부브 팔레스타인 감독 역시 경기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봤을 땐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100%가 아니었다. 이 잔디에 적응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는 21∼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 예정인 아이유 콘서트는 이미 티켓이 전석 매진돼 계획대로 열린다고 시는 밝혔다. 앞서 구장 내 잔디 문제가 논란이 되자 내달 15일 예정된 국가대표 축구팀과 이라크전 이전까지 콘서트를 취소해야 한다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시는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콘서트 관람에 대한 수요가 있고 현재 서울에 2만명 이상 관람객을 수용할 대형 공연장이 없어 그라운드석 판매를 제외한 부분 대관만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과 서울시는 10월 15일 이라크와의 월드컵 3차 예선전을 대비해 최대한 잔디를 보강한 후 축구 경기 관리자들과 함께 상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시는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으로 잔디밀도가 약 60%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도 "기온이 예년 수준으로 되는 시기부터는 잔디밀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10월 15일 국가대표 A매치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잔디 관리에 관한 잡음이 지속되자 대한축구협회는 이라크전 경기를 다른 곳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라크전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겠다고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보고했지만, AFC 측은 '이라크전을 치를 다른 경기장 후보를 제시하거나,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개선을 위한 세부 계획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협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