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바다가 다시 '태풍밭'이 될 태세다.
13호 태풍 버빙카가 중국 상하이에 오늘(9월 16일) 중 상륙할 예정인 가운데, 전날인 9월 15일 저녁엔 14호 태풍 풀라산이 발생했다.
필리핀 동쪽 먼 바다의 97W 열대요란이 14호 태풍 풀라산으로 발달한 것인데, 이 태풍이 발생한즈음 필리핀 동쪽 가까운 바다의 98W 열대요란에 대해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가 본격적인 감시에 돌입, 이 역시 15호 태풍 솔릭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그러면서 태풍 2~3개가 동아시아 인접 바다 또는 육지에서 한꺼번에 움직이는 모습이 일기도로 구현될 전망이고, 이에 한반도행 가을태풍 발생 가능성도 덩달아 상승한 모습이다.
▶현재 우리 기상청과 일본기상청은 13호 태풍 버빙카에 이어 14호 태풍 풀라산도 상하이로 향할 것이란 예상경로를 발표한 상황이다.
태풍 버빙카는 9월 16일 중 상하이 일대에 진입, 육지를 밟는다. 이어 계속 완만한 북서진을 하다 9월 17일 중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괌 인근에 위치한 14호 태풍 풀라산은 버빙카와 똑닮은 완만한 북서진 경로를 탈 것으로 보인다. 9월 18일쯤 일본 오키나와 열도를 통과, 이틀 뒤인 9월 20일쯤 상하이 남쪽 저장성 일대로 상륙하게 된다.
중국으로서는 9월 16일과 20일, 나흘 간격으로 상하이~저장성 등 동남부 해안 지역이 2개 태풍을 잇따라 맞는 수순이다. 다만 태풍 버빙카는 상륙 전 '강도 강'까지 위력을 키우는 데(태풍 강도는 초강력-매우강-강-중 순으로 매겨진다) 비해, 태풍 풀라산은 강도 중보다도 위력이 약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13호 태풍 버빙카와 14호 태풍 풀라산 둘 다 중국행을 확정지었거나 유력한 상황인데, 이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시선은 아직 태풍 전 단계이지만 JTWC가 갓 감시에 돌입한 98W 열대요란에 향할 만하다.
풀라산이 버빙카를 닮는다면(상하이행), 98W 열대요란이 태풍으로 발달할 경우 명명될 15호 태풍 솔릭은 앞서 중국 남부 하이난성과 베트남 북부 지역 등에 큰 인명피해를 낸 11호 태풍 야기와 비슷한 경로를 밟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98W 열대요란에 대해 현재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Ensemble(앙상블) 모델은 거의 서진의 경로로 필리핀 루손섬 관통→하이난성 관통→베트남 북부 지역 상륙 수순을 전망한다. 다중앙상블(GEFS) 모델은 필리핀 루손섬 관통 후 중국 홍콩~선전 일대 상륙을 전망한다.
▶그런데 좀 더 멀리 내다보면 14호 태풍 풀라산과 15호 태풍 솔릭 다음 16호 태풍 시마론도 9월 중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리 기상청 예측 모델인 GDAPS-KIM의 예상일기도를 보면
(위 영상 참조)
9월 20일쯤 태풍 풀라산이 이미 중국 내륙에 진입해 소멸 수순에 있고, 태풍 솔릭이 홍콩~선전 남쪽 바다에서 서쪽 하이난성을 향해 북서진하는 가운데, 태풍 시마론이 오키나와 열도를 갓 넘어선 상황을 보인다.
이어 특이하게도 한중일 사이 바다(제주도 남쪽이자 상하이 동쪽이자 일본 큐슈 서쪽이자 오키나와 열도 북쪽)에서 맴돌며 세력을 키운다는 예상이 읽힌다. 대략 9월 21~25일 닷새 동안이다.
마치 지난해 8월 24일 필리핀 루손섬 동쪽 바다에서 발생한 9호 태풍 사올라가 8월 26~29일 나흘 동안 주변을 맴돈 경로를 떠올리게 만든다.
(아래 이미지 참조)
태풍 시마론은 그러다 오는 9월 25~26일 제주도~큐슈 사이 바다에서 좀 더 올라와 북동진, 대한해협을 지난다는 전망이다.
(아래 이미지 참조)
▶이같은 예측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13호 태풍 버빙카, 14호 태풍 풀라산, 15호 태풍 솔릭 모두 중국으로 향한 다음 한반도 가까이 오는 '첫 가을태풍'이 16호 태풍 시마론으로 기록되는 것이다.
이때쯤 예상일기도를 보면 지금과 딴판이다. 한반도를 뒤덮어 늦더위를 만들고 있는 티베트 고기압 세력이 서쪽으로 가 있고, 우리나라의 여름을 상징하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도 동쪽으로 물러나 있다. 통상 가을에 한반도로 북상하는 태풍은 이렇게 동쪽으로 물러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서쪽 가장자리를 경로로 삼는 경향이 있다. 이 가장자리가 한반도 일대에 놓여져서다.
예년과 비교해 더위가, 즉 여름이 9월 중순 추석 연휴까지 이어진 걸 감안하면, 가을태풍 시즌 역시 순연돼 늦게 시작될 가능성을 따져볼 수 있는 부분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한반도에 내려와 더위를 좀 해소해 줄 찬 공기도 주시할 부분이다.
앞서 10호 태풍 산산 북상 당시 일시적으로 두 고기압(티베트 고기압, 북태평양 고기압)이 축소되며 태풍의 길이 한반도로 열릴뻔했지만, 이때 내려온 찬 공기가 방어해준 바 있다. 태풍 산산은 급히 동쪽으로 경로를 꺾으며 큐슈 서쪽으로 상륙, 서일본 지역을 종단했다.
이같은 찬 공기는 태풍이 몰고 온 뜨거운 수증기와 충돌해 비구름을 강하게 형성, 폭우를 만들 가능성 역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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