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김두겸 울산시장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 좌시 않겠다"

이차전지 등 관련 기업과 산업들도 경영권 분쟁에 촉각

9일 오후 울산시청 마당에서 열린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 환영식에서 김두겸 울산시장이 박람회 유치 성과를 시민들에게 설명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울산시청 마당에서 열린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 환영식에서 김두겸 울산시장이 박람회 유치 성과를 시민들에게 설명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김두겸 울산시장이 16일 긴급 성명을 내고 "고려아연에 대한 사모펀드의 약탈적 인수합병 시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대응을 예고했다.

업계는 세계 점유율 1위의 비철금속 제련회사인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이차전지 등 국가 핵심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울산시 등에 따르면 김 시장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울산시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모펀드 공개매수에 대한 반대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앞서 시는 16일 오후 긴급 성명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김 시장은 이날 낸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우수기업이 중국계 자본의 무차별적인 공격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전 국민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며 "울산시 또한 정부 부처와 국회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지역 향토기업을 지키기 위한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대규모 대응을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김 시장은 "이들이 최대 주주가 된다면, 고려아연 경영권은 사실상 MBK로 넘어가게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갈등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기간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울산시장이 직접적으로 경영권 분쟁에서 목소리를 낸 이유는 고려아연이 국내 비철금속 산업의 선두주자라는 점 때문이다. 수소, 이차전지 핵심 소재 분야에서도 고려아연의 비중은 크다.

지난해 말 고려아연은 향후 10년간 신사업에 약 12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는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대한 비전을 내놓기도 했다. 울산 지역은 물론 현대차,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물론 이차전지 기업들에게도 고려아연의 성장과 기술력은 매우 중요하다.

김 시장은 "MBK는 중국계 자본이 대량 유입된 펀드를 구성하고 있어 적대적 인수 시, 핵심기술 유출 및 이차전지 분야의 해외 공급망 구축이 와해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향후 고려아연을 중국계 기업으로 팔려나가게 하는 불상사로 연결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을 지키기 위해 김 시장은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울산시민들은 20여 년 전 지역기업 SK가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자산운용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여 있을 때 '울산시민 SK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친 바 있다"라며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상공계와 힘 모아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펼치고 120만 울산시민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