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치매에 걸린 70대 아내를 병간호하다 끝내 살해한 8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문주형 김민상 강영재)는 80대 남편 A씨의 살인 혐의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앞서 1심은 "피고인이 자신과 60여년을 함께한 배우자를 살해한 것으로 살인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써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그동안 피해자를 성실히 부양한 점, 피해자는 4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를 진단받고 고도 치매를 앓아 거동이 불편해 피고인이 간호를 도맡아온 점, 고령으로 심신이 쇠약한 피고인이 피해자를 돌보는 것이 한계에 도달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현재 기억력 저하 등을 겪으며 수용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밖에 피고인과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 요소들은 원심이 그 형을 정하는 데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 자택에서 아내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지난 2020년 치매 진단을 받았는데 2022년 3월 B씨의 상태가 악화했다. 검찰은 A씨가 병간호로 인한 심리적, 육체적 부담이 가중됐음에도 자녀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게 되자 크게 힘들어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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