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산업이 급변하고 있다. 내연기관에서 모터·배터리 중심의 전동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를 운용할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급부상했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이른바 'SDV'(Software Defined Vehicle)가 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현대차와 GM이 손을 잡은 배경에도 전동화 및 SDV 전환에 대응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구의 '이모션(emotion)'은 차부품부터 시작해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대구시가 역점 육성하는 5대 신산업의 한 축인 미래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 방향 재설정과 사업 다각화
허성만 이모션 대표는 장기간 모바일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해왔다. 초창기 사업 아이템 역시 휴대전화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녔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허 대표는 "과거에는 모바일기기 소프트웨어를 전담하는 협력사가 따로 있었다. 구미와 인접한 대구에 유망 기업이 다수 분포했는데 스마트폰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부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당시 협력사들은 항공, 방위 등으로 분야를 바꿔야 했고, 그때 모빌리티쪽으로 방향을 재설정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이모션을 설립한 허 대표는 곧바로 좋은 기회를 잡은 듯 했으나, 예기치 못한 환경 변화로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그는 "글로벌 대기업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했고 성사가 유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산이 됐다. 이후에 고민이 많았다. 다시 처음부터 방향을 잡아야 했다"면서 "최종적으로 자동차 제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까지 폭 넓게 다루는 기업으로 거듭나, 자립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좌절하지 않고 차분하게 한 걸음씩 내딛은 걸음으로 보이지 않던 길을 개척했다. 주력인 차량용 소프트웨어 외에도 스마트시티 구축, 전장 부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허 대표는 "인공지능(AI) 기반 교통 혁신을 주도하는 스마트시티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유의미한 성과를 이뤄냈다. 또 달성군 구지에 부품사를 공장을 마련하고 동시에 울산, 베트남에도 생산 라인을 마련해 부품 관련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모빌리티 산업의 원동력
현재 이모션은 자율주행 모빌리티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VCU(차량제어기)를 비롯한 모든 구성을 100% 국산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허 대표는 "개발 중인 모빌리티의 경우 개별 주행도 가능하고 여러 개를 이어붙여 더 많은 인원이 이용할 수 있다. 셔틀버스 형태로 특정 구역 내 주행을 하도록 설계됐다. 편의성이 높고 인프라 구축 등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한다는 장점도 지닌다. 향후 수요가 뚜렷한 시장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소프트웨어와 제조 기술의 균형이 미래 산업 주도권을 확보하는 핵심 요소로 꼽았다. 특히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대기업이 탄생하기까지 한국 공과대학의 황금기를 보낸 세대의 헌신이 있었다. 공대가 의대보다 입시 성적이 더 높았던 시절이 있었고 졸업생들이 현장에 나와 발로 뛰며 노력한 덕에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며 "또다른 대변혁기를 맞았고 이는 하나의 기회로 인식된다"고 했다.
이어 "SDV라는 개념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위기에 처한 글로벌 기업이 한 둘이 아니다. AI기술을 발전으로 모빌리티 산업의 재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지역 산업 생태계 구축에 대해 그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허성만 대표는 "자동차 산업은 최소 10년을 내다봐야 하는 산업군으로, 유연한 대응도 중요하지만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구가 지닌 저력도 충분하다고 본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 체제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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