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동안 대구경북의 응급의료 상황은 우려했던만큼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료공백 상황에 연휴 동안 환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겹쳐 환자를 살리기 위한 사투는 더 처절했던 상황이었다.
18일 대구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의료진들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동안 의료진들이 체감한 응급진료 규모는 지난 설날과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봤을 때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추석 연휴동안 당직근무를 한 대구지역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부에서 '경증 환자는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홍보했기 때문에 국민들도 이에 대해 인식을 계속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시내 응급의료기관들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추석 전날인 지난 16일 낮 12시 쯤 대구 달서구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 앞에 119 구급차 네 대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이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연휴가 시작된 지난 주말동안 이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만 200명으로, 주말임을 감안하더라도 적지 않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이 종합병원 병원장은 "가장 걱정됐던 건 우리 병원 의료진을 총동원하더라도 환자 진료가 제대로 안 될 수 있다는 우려"라며 "매번 추석마다 겪는 난리지만 올해는 조금 더 바빠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8일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종합상황판을 보면 이날 오후 2시 40분 현재 대구 시내 19곳의 응급실 병상 중 일반 병상 가용 병상 수는 총 138개로 기준 병상 수 265개 대비 52.08% 수준이었다. 이날 오전 응급실에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없어 애를 먹은 병원도 두 곳이나 됐다.
시민들도 추석 연휴동안 응급실 이용이 가능할까 노심초사한 모습이었다. 대구시민들이 많이 모여있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금 응급실 이용이 가능한지 묻거나 응급실 이용이 어렵다는 언론 보도에 걱정하는 게시글과 댓글들이 줄을 이었다. 한 이용자는 "정말 급한 응급이 아니면 119 부르지 말고 아예 병원 응급실로 밀고 들어가라"는 조언을 댓글로 남기기도 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의료 이용에 걱정이 크셨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국민 여러분의 협조로 응급실은 평소보다 적은 의료인력으로도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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