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의도치 않은 곳에서 문학의 흔적을 만날 수 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우연히 발견해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연구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이 책의 저자는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 작품 그 너머의 창작자의 삶까지 이해하는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봤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주말마다 작품 탄생 배경이 되는 곳들을 찾아다니고 모은 자료들을 글로 엮어 나가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후 그의 발길들을 모은 책 한 권 분량의 한국 문학지도가 탄생했다.
책에는 이태준의 서울 성북동과 철원, 김정한의 부산, 정지용의 옥천, 유치환의 통영 등 한국 문학사에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근거지 23곳에 대한 여행기와 작품에 대한 이해가 가지런히 정리돼있다.
깜깜한 부활의 동굴에서 영원한 님을 기다리던 젊은 날의 상화, 들을 빼앗겼기에 봄조차 빼앗긴 것이 아닌가 하고 속울음을 삼켰던 시인은 오늘 한적한 공원 중턱에 젊은 날의 모습 그대로 앉아 조용히 고향을 내려다보고 있다. (본문 116쪽)
그중에는 이상화의 대구와 이육사의 안동도 포함돼있다. 그는 근대문학 초창기를 빛낸 작가들을 다수 배출한 대구를 찾아 두류공원의 상화 동상, 이상화 고택, 달성공원의 상화 시비 등을 직접 보고 생생하게 묘사했다. 독자들로 하여금 답사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얻게끔 안내한다. 520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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