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가야고분군 등재 이후 경북 고령을 찾는 관광객이 매년 급증하고 있으나 숙박시설이 빈약해 스쳐가는 관광에 머무르고 있다. 관광수입과 직결된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기 위해선 여행자의 욕구에 맞게 게스트하우스, 호텔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고령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이후 올해 6월까지 고령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60만6천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등재 이전 같은 기간(2022년 9월~2023년 6월) 50만2천여명보다 17%(10만여명)가량이나 늘어난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도 등재 후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은 주로 대가야 역사와 관련된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생활촌과 전통마을인 개실마을, 가족형리조트인 예마을 등을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군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대가야 역사와 관련한 당일 코스 3개, 1박2일 코스 2개, 세계유산과 음악 연계 1박2일 코스 2개를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증가하는 관광객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고령군 직영 숙박시설은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펜션(14실, 수용인원 86명, 최대 112명), 대가야생활촌 한기촌(17실, 수용인원 52명, 최대 84명), 대가야호스텔(17실, 수용인원 80명), 미숭산자연휴양림(14동 수용인원 80명), 예마을(펜션 5동, 카라반 5대) 등이 고작이다.
개인 운영 숙박시설도 개실마을 한옥체험(18동, 39실), 대가야의 목금토-꿈꾸는 시간여행자센터(호스텔, 5실) 등만 있다. 특히 30인 이상 단체관광객을 수용할 숙소는 전무해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령 지역 숙박시설의 수용 인원은 하루 500여명 수준으로, 전체 관광객의 20%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고령을 찾는 대부분 관광객들은 숙박시설을 못구해 체류보다는 당일 관광을 하는 상황이다. 여행객 A씨(40·부산 거주)는 "자녀들에게 대가야의 역사를 보여주기 위해 지난 추석연휴 가족 4명이 고령을 방문했다. 하지만 숙소를 구하지 못해 당일로 대가야박물관과 지산동고분군 등을 둘러보고 돌아갔다"고 아쉬워했다.
관광 전문가들은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숙박시설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용현 고령관광협의회장은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등재와 고도(古都) 지정은 고령군의 미래 관광 먹거리로 삼아야 한다"며 "대가야 역사와 농촌, 산촌 등 고령의 이점을 살린 다양한 숙박시설을 갖추면 체류를 통한 관광소비도 늘어나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령군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후 관광객 10만명 증가는 의미 있는 수치다"며 "앞으로 관광객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펜션형 위주의 숙소에서 벗어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건립과 호텔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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