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 CHECK] 그리움의 그리움

이강엽 지음/ 글누림 펴냄

'그리움의 그리움' 책 표지

조선조 명신 김상용은 다음과 같은 시조를 남겼다. '사랑이 거짓말이 님 날 사랑 거짓말이/꿈에 와 뵈단 말이 그 더욱 거짓말이/나같이 잠 아니 오면 어느 꿈에 뵈리오'

시조의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이 꿈에 나온다는 말이 거짓말이라 말하는데, 그 이유는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잠에 들지 못하니 꿈에서 볼 일 조차 없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든 상상에서든 절대로 만날 수 없는 그런 임이다. 병자호란 때 순절한 작가의 개인사에 비춰 임금을 그리워하는 노래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든 빼어난 연시임은 틀림없다.

고전을 통해 현재의 삶을 돌아보고자 하는 고전 칼럼집 '그리움의 그리움'이 출간됐다. 책의 저자인 이강엽 교수는 현대사회가 위와 같은 시를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촘촘하고, 편리하고, 신속하게 연결돼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 대신, 버튼 하나 누르는 수고로 이를 단번에 대체할 수 있으니 그리움의 원천을 아예 빼앗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한국고전문학을 전공해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대구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책은 그가 일간지에 2~3년간 연재한 고전에 관한 칼럼들을 모아 펴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이야기에 관한 7장의 목차로 구성돼 다시 잠 못 이룰 정도의 그리움을 소망한다. 24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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