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IG넥스원, 이라크와 3.7조원 규모 ‘천궁-II’ 공급계약 체결

구미, K-방산의 중심지로 부상
중동 3개국에 K-방공망 벨트 잇는다

천궁-II 사격 장면. LIG넥스원 제공
천궁-II 사격 장면. LIG넥스원 제공

국내 기술로 개발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 '천궁-II'가 구미에서 생산돼 이라크까지 수출되며, 총 수출액이 10조 원을 넘어섰다. 이로써 구미는 K-방산을 이끌어 갈 핵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20일 공시를 통해 이라크와 약 3.7조 원 규모의 '천궁-II'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중동 3개국에 천궁-II를 수출하는 성과로, 이전 수출 계약을 합산하면 총 수출액이 10조 원을 돌파하게 됐다.

'천궁-II'는 탄도탄과 항공기 등 다양한 공중 위협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됐으며, 다수의 요격시험에서 100% 명중률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이러한 요격체계는 전 세계적으로 일부 국가에서만 개발에 성공한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유도무기 체계로, 천궁-II에는 교전통제 기술, 다기능 레이더의 추적 기술, 다표적 동시 교전을 위한 정밀 탐색기 등이 적용됐다.

이번 이라크 수출은 우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국방부,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 공군 등이 수주 마케팅 활동부터 양국 국방부 간 협의, 국내 천궁-II 실사 참관 및 계약 협상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과 유관 기관의 협조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중동 방산 시장에서 성과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천궁II의 연이은 수출로 중동 주요 3개 국가에 'K-방공망 벨트'가 형성됐다. 이는 향후 해당 국가들이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거리·고고도 요격체계에 대한 추가 수출 가능성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LIG넥스원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유도무기를 포함한 다양한 솔루션의 수출을 추진하고, 중견·중소기업들과의 상생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구미에서 생산되는 천궁-II의 대규모 수출로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고용 창출은 물론,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중견 기업들과의 협력이 강화되어 지역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출 성과는 구미가 첨단 방위산업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확대하는 데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성과는 LIG넥스원이 이십여 년간 꾸준히 해외 시장을 개척해온 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2006년 국산 무전기의 첫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며 해외 시장을 넓혀왔다.

2012년에는 국내 최초로 중남미 국가에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을 수출하며 K-방산의 글로벌 진출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이번 성과가 K-방산의 위상을 높이는 것은 물론, 중견·중소 방위산업체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천궁-II의 성공적인 수출로 K-방산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 구미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첨단 방위산업의 허브로서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와 기업, 지역 사회가 협력하여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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