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레바논에서 발생한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동시다발 폭발 사건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 외교적 해법과 확전 방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은 헤즈볼라(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와 그 외 친이란 세력들에 맞선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헌신돼 있다고 전제한 뒤 "어느 쪽이든 갈등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갈등을 고조시킴으로써 통제 불능의 전쟁 상태로 빠져드는 일을 피할 것을 모든 당사자에게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긴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잠재적인 확대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앞으로 나가는 길은 외교적 해법을 통해서라고도 말한 바 있다"고 상기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원하고 있으며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이를 달성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며 그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이집트 및 카타르, 이스라엘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피에르 대변인은 레바논에서 일어난 폭발 사건 자체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 등에는 "공유할 내용이 없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공격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역내 파트너와 통화 때마다 역내 긴장이 완화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역내 확전에 대비한 태세 변화가 있는지 묻는 말에는 "지중해 동부나 중부 사령부의 작전 책임구역(AOR) 내 어떤 군 태세 변화도 추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이스라엘 접경지인 남부, 동부 베카밸리 등지에서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쓰는 호출기 수천 대가 터졌고, 이튿날에는 헤즈볼라의 무전기들이 동시다발로 폭발했다. 이틀간 폭발 사건으로 총 37명이 사망하고 약 3천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은 이 폭발 사건과 연관성을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았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며 이스라엘에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밀러 대변인은 이란 해커들이 지난 6∼7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를 해킹해 취득한 정보를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 캠프 관계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난 데 대해 "절대적으로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이란은 우리의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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