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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거점 둔 모바일 스미싱 조직 일망타진…피해액 100억원 넘는 '역대 최대 규모'

경북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해외에 사무실을 차려두고 스미싱 범죄조직을 운영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모바일 청첩장‧택배 알림‧자녀 사칭 등 문자를 전송하는 수법으로 230여명으로부터 100억원 상당을 가로챘다. 모바일 스미싱 사건 가운데 피해액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베트남에 사무실을 두고 스미싱 조직을 운영해 온 총책 등 86명을 검거해 9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베트남 사무실에 총책과 해외 관리책 등을 두고 대출광고를 통해 범행에 사용할 유심과 대포 통장 등을 모집했다. 총책의 지시를 받는 국내 사무실에서는 조직원을 통해 모집한 휴대폰 유심과 계좌 정보를 이용해 피해금을 이체 받아 도박사이트, 가상 계좌 등을 통해 이를 세탁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왔다.

경북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7월 모바일 청첩장을 받고 사기 피해를 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이를 모바일 스미싱 사건이라 판단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피해금을 송금받은 가상‧법인 계좌 등 70여개와 30만 여개의 거래 내역 등을 추적해 베트남인 가담자를 특정했다. 또 베트남 사무실 조직원에 대한 여권 행정 제재,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통해 도피를 막는 한편 국내 사무실에 가담한 조직들을 순차적으로 구속해 이들의 전모를 밝혀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는 베트남 거점 모바일 스미싱 조직원. 경북경찰청 제공.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되는 베트남 거점 모바일 스미싱 조직원. 경북경찰청 제공.

경찰은 현지 첩보 등 1년 간 집중 수사를 통해 베트남에 도피 중인 총책과 공범 등의 소재를 파악해 이들을 검거했다. 특히, 지난 6월 서울에서 개최된 '인터폴 도피사범 추적 작전'을 통해 조직원들의 소재 단서 등을 인접국 경찰과 공유해 제3국으로의 도피를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원 2명이 자수하고, 지난달에는 조직원 3명이 베트남 공안에게 붙잡혔다. 조직 총책 A씨도 지난 4일 베트남 호치민시 은신처에서 검거됐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현금 약 1억9천만원 상당을 압수하고 베트남에서 가담한 조직원이 구매한 외제차, 빌라‧아파트 등과 관련한 범죄수익을 추적 중이다.

경찰이 압수한 현금 등 증거품. 경북경찰청 제공.
경찰이 압수한 현금 등 증거품. 경북경찰청 제공.

경찰 관계자는 "스미싱 등 신종 악성사기 범죄와 관련해 지난 3월부터 '신종사기 등 민생침해 악성사기 근절 고도화 종합대책'에 따라 강력한 단속을 추진 중"이라며 "모바일 청첩장, 부고장 등 신종 스미싱 범죄는 악성프로그램이 자동 설치되는 URL이 포함돼 있다. 지인의 전화번호로 발송된 문자라도 이를 클릭하지 말고, 개별적으로 연락해 실제 지인이 보낸 것이 맞는 지 확인하는 등 피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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