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6년만에 혜화 모인 5천여명 여성들 "딥페이크 모조리 처벌" 촉구 시위

"여성은 SNS 사진 내리며 스스로 통제할 수밖에 없다"
"정부, 디지털 성범죄 처벌하고 규제하는 법안 마련해야"

여성혐오폭력규탄공동행동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앞 도로에서
여성혐오폭력규탄공동행동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앞 도로에서 '딥페이크 성착취물 엄벌 촉구' 시위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천여명이 참가했다. 연합뉴스

딥페이크 성범죄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여성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딥페이크 가담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촉구하고 동시에, 정부를 향해 '온라인 성착취물 및 불법촬영물 근절'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서울 소재 여자대학교를 중심으로 결성된 '여성혐오 폭력 규탄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인근에서 딥페이크 성착취 엄벌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5천여명이 참석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이날 집회가 열린 혜화역 2번 출구 앞은 지난 2018년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약 6개월간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공동행동 측은 "6년 전 이곳, 혜화에서 수십만명 여성이 모여 불법촬영 문제 해결을 촉구했으나 정부가 제대로 해결하지 않았다"며 "법과 제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심지어 후퇴했다. 성범죄 강국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A씨는 "언제 어디서 딥페이크 성범죄를 당할지 모른다. 남학우와 조별과제 할 때나 교수, 경비원, 학내 구성원 모두 조심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범죄는 온전히 가해자 탓이나 여성은 SNS 사진을 내리며 스스로 통제할 수밖에 없다. 처벌 수위가 낮고 여성을 보호하는 국가 체제가 없다"고 비판했다.

B씨도 "여성 폭력과 디지털 성범죄, 성착취가 어제오늘 일이냐. 가해자 없는 특별 수사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N번방, 26만명 가해자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사법부의 너그러움이 여성 혐오 범죄 가해자를 대거 양성했다. 이것이 국가 차원에서 강간 문화를 조성한 것과 무엇이 다르냐. 여성이 죽는 일이 왜 당연한 일상이 됐냐"고 분노를 표출했다.

딥페이크 등 성범죄 근절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서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상도 비혼여성공동체 위드 소속 C씨는 "이 범죄는 단순한 디지털 장난이 아닌 누군가의 존엄성과 삶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딥페이크는 피해자들에게 고통과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정부는 플랫폼을 철저히 규제하고 미국·유럽처럼 정부가 앞장서서 디지털 성범죄를 처벌하고 규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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