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사 10명 중 7명은 추석 연휴 전후 일 주일 동안 12시간 이상 연속으로 근무했고, 10명 중 2명은 16시간 이상 연속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나 추석 연휴 기간동안 응급실 의료진의 혹사 정도가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전국 34개 수련병원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89명에게 추석 연휴가 포함된 이달 13∼20일 근무 현황을 물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13일 오전 7시부터 20일 오전 7시까지 최대 연속 근무 시간을 묻자 응답자 중 62명(69.7%)이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를 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5명(16.9%)은 16시간 이상, 3명(3.3%)은 36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답했다.
지난 13~20일 동안 개인별 총 근무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 89명 중 28명(31.5%)이 48시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응답했으며, 9명(10.1%)은 64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답했다. 104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도 3명(3.3%)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에 전의교협은 응급실 의료진의 연속근무에 대한 위험성을 제기하면서 의료공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깨어난 후 16시간이 지나면 업무 수행능력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에 환자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고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후 20시간이 지난 후의 근무는 음주상태에서 환자를 보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에게 사직에 대한 의향을 물어본 질문에는 46명(51.7%)이 "실제 사직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공의 복귀 무산이 100% 확정됐을 경우 사직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55명(61.8%)이 사직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의교협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응급실 대란은 의료대란의 종착역이 아니라 의료대란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정부는 실체도 불명확한 10년 뒤의 허상을 쫓을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그리고 눈앞에 다가와 있는 의료붕괴의 현실을 인정하고, 해결을 위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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