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격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수확기를 앞둔 경북 쌀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풍년이 예상돼 생산량은 늘 것으로 예상하지만 남아도는 재고 걱정이 앞서는 데다 정부가 내놓은 수급 안정 대책마저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도내 평균 쌀값은 80㎏당 16만9천857만원으로 지난달 25일보다 0.33% 하락했다. 전국적으로도 평균 쌀값(정곡 80㎏)은 지난달보다 0.71% 떨어진 17만5천368만원을 기록했다.
곤두박질하는 쌀값에 농가는 근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국 기준 쌀 한 가마니(정곡 80㎏) 가격은 지난해 10월 21만7천552원에서 올해 17만원대로 떨어졌다. 쌀값 통계 작성 이래 15만원대까지 폭락한 지난 2022년 '쌀값 파동'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는 벼 생육에 일조량과 기온이 이어졌지만 이마저도 걱정거리다. 풍년으로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재고 걱정이 앞서는 탓이다.
박노혁 한국쌀전업농경북연합회 부회장은 "올해 작황이 좋지만 늘어난 생산량만큼 재고가 덩달아 증가할 듯하다"고 했다.
지난해 기준 1인당 쌀 소비량은 56.4㎏으로 역대 최저치였고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의 1인당 소비량(60.6㎏)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쌀값 조기 안정을 위한 대책을 꺼내 들었지만, 농가에선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앞선 10일 정부는 민당정 협의회에서 애초 공공비축미로 사들이기로 한 36만톤(t)에다 2만㏊의 밥쌀 재배면적에서 생산되는 10만t을 사료용으로 처분해 총 46만t을 시장 격리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허일용 한국쌀전업농경북도연합회장은 "당장 농협·민간RPC(미곡종합처리장) 등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많아 쌀값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재고 물량을 들어낼 방안이 필요한데 정부가 관망만 하고 있으니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 되는 것"이라며 "사료용으로 10만t을 처분하는 것 가지고는 쌀값에 영향을 미친다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쌀 공급 과잉에 대비해 야당이 주도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추진을 저지한 만큼 실효성이 있는 쌀값 안정 방안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수확기 수급 안정 대책은 일반적으로 10월 중순 발표하지만 이번엔 조기에 쌀 과잉 생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르게 대책을 수립했다"며 "다음 달 중순쯤 쌀 최종 생산량이 발표된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필요한 대책을 또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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