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력·성비위·인권침해 저지른 체육계 인사, 10명 중 4명 징계 안 받았다

김승수 의원, "4년간 스포츠윤리센터가 징계 요구한 348건 중 미이행 건수 140건(40.2%)"
"제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 만연…대한체육회, 적극적인 대응조치 없이 방관"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

스포츠윤리센터가 폭력·성 비위·인권침해 등을 저지른 체육계 인사에게 징계를 요구해도 10명 중 4명은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육계의 제 식구 감싸기가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이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스포츠윤리센터 징계 요구 이행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8월 스포츠윤리센터 설립 이후 4년간 센터가 징계를 요구한 348건 가운데 이행하지 않은 건수는 140건(40.2%)에 달했다.

특히 징계 대상이 체육단체 임원인 경우는 45건(3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처리 기한(90일)이 미도래한 40건도 포함된 수치다.

체육단체 임원이 징계 요구 대상인 99건 중 징계가 이행되지 않은 건수는 45건(45.4%)으로, 임원이 아닌 경우 징계 미이행률(38.1%)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스포츠윤리센터는 2020년 체육계의 인권침해와 비리 근절 등 불공정을 타파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설립됐다.

그러나 최종 징계권은 각 종목단체에 있고 스포츠윤리센터가 징계를 강제할 방법이 없어 사실상 체육단체가 제 식구 감싸기식의 솜방망이 처벌이나 자의적 징계가 가능한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스포츠윤리센터에서 징계를 권고해도 징계를 이행하지 않거나 센터 측 권고 징계 수위와 체육단체의 실제 징계 수위가 차이 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스포츠윤리센터의 징계 요구에도 징계 조치를 하지 않은 140건을 종목별로 살펴보면 태권도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각장애인 스포츠 쇼다운이 10건, 최근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으로 논란인 축구가 9건이었다.

비위 내용별로 보면 폭력·폭행이 41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추행·성폭력·성희롱 등 성 비위가 35건, 괴롭힘 34건, 인권침해 26건, 직무태만과 언어폭력이 각각 19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쇼다운 종목에서 발생한 장애인 학대 7건도 징계 요구가 있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

아울러 체육단체 임원이 징계 대상인 54건 중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등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별 최소 기준보다 낮은 수위의 징계를 내린 경우도 15건(27.7%)이 확인됐다.

스포츠윤리센터는 2021년 대회 운영과 관련된 금품 등 수수 금지와 관련된 규정 위반을 이유로 인천광역시레슬링협회 임원에 대해 징계와 수사 의뢰를 요구했지만 최종징계는 징계 최소 기준인 1년 이하 출전정지보다 낮은 수준인 견책에 그친 바 있다.

이어 모 체육단체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이유로 징계와 수사 의뢰를 요구했지만 6개월 이하 출전정지 또는 자격정지라는 징계 최소 기준을 무시한 채 견책에 그친 경우도 있었다. 품위 훼손 및 허위 자격증을 이용한 부정 보조금 신청 및 수령과 직권남용 및 직무태만 등으로 징계를 요구했지만 징계 없이 종결된 사례도 있다.

김승수 의원은 "종목별 단체의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이 만연하고 있는데도 대한체육회는 엄중한 경고나 페널티 조치 등 적극적인 대응조치 없이 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가 근절되지 않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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